
우리 수출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미국의 관세 장벽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반도체와 시장 다변화에 성공한 자동차가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산업통상부는 23일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열린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640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특히 이달 22일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총수출액인 6836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올해 한국 수출 역사상 최고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올해 사상 최대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이 확실 시 된다.
올해 수출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였다. 1~11월 반도체 수출은 1526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나 급증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폭발했고, 이는 고정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은 올해에만 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네 차례(6~11월)나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동차 역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와 현지 생산 확대 여파로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은 14% 감소(275억 달러)했으나, 유럽연합(EU·+20%), 독립국가연합(CIS·+61%), 중동(+4%) 등으로 판로를 넓히며 전체 실적은 2% 증가한 6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1~11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 밖에도 조선(290억 달러·+29%), 바이오헬스(147억 달러·+7%), 컴퓨터(117억 달러·+0.4%) 등 주력 품목 5개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수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우리 수출은 올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강감찬 무역투자실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았음에도 우리 기업들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다변화한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수출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시장 및 품목 다변화와 무역 지원 체계 강화를 총력 지원하고, 현장 소통을 통해 기업 애로를 적기에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