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통계적으로도 입증된다.
본지가 25일 국가데이터처 ‘2024년 사회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스트레스 요인과 심리가 자살 충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히는 가족형태, 연령, 교육정도, 혼인상태, 고용상태보다는 주관적 만족감과 건강상태, 교육관계 충족, 가족관계 만족도 등이 자살 충동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1~5점으로 집계된 주관적 만족감이 1점 하락할 때 자살 충동을 경험할 확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118.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감이 가장 낮은 집단은 가장 높은 집단보다 자살 충동을 경험할 확률이 472.0% 높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1~5점으로 집계된 주관적 건강상태(건강평가코드)는 한 단계 하락할 때 자살 충동 경험 확률이 72.5% 높아졌다.
성취 만족도와 음주 횟수, 교육기회 충족, 성별도 자살 충동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1~5점으로 측정된 성취 만족도는 1점 하락할 때마다 자살 충동 경험 확률이 30.2% 높아졌으며, 교육기회가 충족됐다고 여기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자살 충동 경험 확률이 48.9% 높았다. 또 술을 거의 매일 마시는 집단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집단보다 자살 충동 경험 확률이 49.6% 높았다.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자살 충동에 쉽게 노출됐다.
반면, 일상생활 스트레스 정도와 고용형태가 자살 충동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 유의성이 약했다. 사회안전 인식도와 부모 생존 여부, 생활환경 체감도, 연령, 교육정도, 혼인상태(이혼·사별 여부 등), 취업 여부 등은 자살 충동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개인·가족 특성과 환경보다는 ‘삶의 만족도’가 자살 충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살 충동은 그 자체가 ‘자살 행동’을 의미하진 않으나, 자살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보건복지부의 심리상담 바우처는 삶의 만족도가 낮은 심리 취약계층의 ‘회복’을 돕는 사업이다.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음주 등 다른 위험요인에 의해 어려움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므로, 자살을 예방하려면 ‘나쁜 시너지’가 발생하기 전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