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방침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일본 주요 관광지의 숙박 요금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교토에서는 1박 3000엔(약 2만8000원)대 객실까지 등장하며 관광 호황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19일 일본 TBS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한 이후 중국발 단체 관광 수요가 줄어들며 관광지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인바운드 수요 급증으로 '부르는 게 값'이었던 숙박 요금도 빠르게 조정되는 모습이다.
교토의 경우 팬데믹 이후 급등한 호텔 객실 평균 가격은 지난해 2만195엔(약 19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구글 지도 등 예약 플랫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도심 주요 호텔 상당수가 1박 1만 엔(약 9만4000원) 이하로 내려갔고, 일부 숙소는 3000엔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관광 현장에서도 중국 관광객 감소는 뚜렷하다.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의 고마치도리 상점가에서는 개인 여행객은 여전히 많지만 단체 관광객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말차 아이스크림 매장 관계자는 TBS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고객의 70%가 중국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 방문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상점들은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벚꽃이나 유자향 비누 등 중국 관광객 선호도가 높았던 상품은 아예 중국인 손님이 없는 날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어 홍보물과 진열을 준비하던 시기인 만큼, 여행 자제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혼잡 완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다. 관광객이 줄면서 평일에는 거리가 한결 여유로워졌고, 상점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교토를 방문한 한 도쿄 거주 관광객은 “생각보다 숙박료가 1만 엔 이상 저렴해져 부담 없이 1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항공·관광 업계는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TBS에 따르면 항공 분석가 토리는 "교토뿐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 히로시마, 후쿠오카, 가나자와 등 중국 관광객 비중이 컸던 도시 전반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항공사들이 3월 말까지 다수 노선을 중단한 만큼 봄 이전의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