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은 공급부족 탓...환율 상승은 해외투자 확대 영향
통화지표 착시 걷어내면...유동성 증가세 과거 평균 수준
IMF 기준 맞춰 ETF 제외...초대형 IB 발행어음은 포함

한국은행이 광의통화(M2) 지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을 제외하는 통계 개편을 단행한다. 최근 시중 통화량 급증이 수도권 집값과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 통화지표 착시 효과라며 선을 그었다.
한은은 16일 '통화지표 개편 계획'과 '최근 유동성 상황에 대한 이해'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내년 1월부터 M2 구성 항목에서 주식형·채권형 펀드(ETF 포함) 등 수익증권(Non-MMF)이 제외된다. 가격 변동성이 커 가치저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IB)의 발행어음 및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M2에 새로 편입된다.
이번 개편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금융통계 매뉴얼 개정에 따른 조치다. 통계 기준이 바뀌면 표면적인 통화량 증가율 수치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9월 기준 M2 증가율은 8.5%를 기록했으나 여기서 수익증권 기여도가 32.1%에 달했다. 개편 기준을 적용해 수익증권을 제외할 경우 9월 M2 증가율은 5%대 중반으로 떨어진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개편 M2를 적용할 경우 10월 전년 동월 대비 M2(원계열) 증가율은 현행 8.7%에서 5%대로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비교해 국내 유동성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미국은 애초에 M2에 수익증권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 포괄범위를 조정해 비교하면 팬데믹 이후 한국(49.8%)과 미국(43.7%)의 M2 누적 증가율은 큰 차이가 없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유동성보다는 공급부족 우려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꼽았다. 특히 서울 핵심지에서는 대출 없는 현금 구매 비중이 높아 신규 유동성보다는 이미 누적된 유동성이 이동한 결과로 분석했다.
환율 상승 역시 유동성보다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등 외환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171억 달러로 경상수지 흑자 폭(896억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오는 30일 상세한 개편 결과를 공표하고 내년부터 당분간 기존 M2와 개편 M2 통계를 병행해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