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차, '신사업 공격 투자'…롯데·신세계는 '신중' [기업 자금조달 2025 上]②

입력 2025-1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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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12-15 19:1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맞물려 국내 회사채 시장이 대기업 자금 조달의 핵심 창구로 부상했다. 겉으로는 우호적인 금리 환경을 활용한 차환 발행이 주를 이뤘지만, 이면에는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선제적 자금 확보, 재무구조 개선, 그리고 경영권 분쟁과 인수합병(M&A) 대응 등 그룹별로 상이한 전략적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2025년 기업 자금 조달 지형을 관통하는 회사채 발행 흐름을 통해 대기업들의 현재 재무 전략과 향후 방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SK이노, SK온·엔무브 합병에 회사채 발행 급증
현대차그룹, 전년 比 1조 넘게 증가…3.4조 발행
신세계·롯데, 투자보다는 재무 안정 기조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SK온)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SK온)

미래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SK그룹, 한화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올해 공격적인 자금 조달을 이어갔다.

15일 증권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를 가장 많이 발행한 대기업은 SK그룹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은 올해 총 12조7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67개 그룹사가 발행한 전체 회사채 발행액의 18.51%를 차지했다. 지난해 9조1200억 원에서 약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계열사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들어 3조800억 원어치로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인 SK온 재무적투자자(FI)에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자금 조달을 늘렸다. SK온과 SK엔무브 기업공개(IPO)가 틀어지면서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했고,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미래 성장 동력인 SK온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모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계열사 자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의 뒤를 이어 한화그룹(4조6720억 원), 농협금융그룹(3조6100억 원), 현대차그륩(3조3700억 원), LG그룹(3조3600억 원) 순으로 회사채 발행액이 많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4조6720억 원에서 3조3600억 원으로 회사채 발행액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3조1600억 원을 회사채로 조달했던 신세계도 올해 1조2900억 원 발행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2조300억 원 발행에 그쳤던 현대차는 회사채 발행을 1조 원 넘게 늘렸다.

롯데와 신세계가 발행액을 줄인 이유는 과도한 차입을 통한 사업 확장보다는 재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기조로 돌아선 결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고금리 환경이 이어져 차입 리스크를 줄이고 무리한 확장을 경계했다.

롯데는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을 내세우며 비주력 사업 정리에 집중했다.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코리아세븐 ATM 사업,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렌탈 매각을 완료했다. 신세계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소비 위축 등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차입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는 현대로템,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트랜시스 등 다양한 계열사가 시장을 찾으며 자금 조달액이 급증했다.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는 대규모 투자를 위해, 현대위아와 현대로템은 차환 및 운영자금 용도로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글로비스는 채무 상환을 위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대전환'이라는 전략적 투자 수요와 각 계열사의 안정적인 재무 운영을 위한 자금 수요가 맞물려 회사채 발행을 늘렸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는 여전히 차환 목적의 발행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며 "과거 고금리 및 단기자금 조달에 대한 차환 발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고위 임원은 "삼성, SK, 현대차,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내년 인공지능(AI)과 로봇, 방산, 우주항공 등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이들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 시장의 대기업 집중 현상도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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