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는 최근 은퇴자들의 투자 행태를 분석하며, 퇴직을 앞둔 4050세대에게 배당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금융사기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퇴직 직후 퇴직금이나 보험금처럼 목돈이 생긴 사람들은 경제적 불안감과 조급함 때문에 고수익 유혹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주택대출 상환과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충분한 노후자금을 준비하기 어려웠던 세대가 퇴직과 동시에 목돈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압박에 노출되면서 잘못된 투자 결정이나 사기 피해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퇴직자가 성급한 투자로 큰 손실을 보기 전에 안정적 현금흐름을 마련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배당투자를 제안했다. 과거 은퇴자들이 선호했던 부동산 임대나 창업은 높은 세금 부담과 낮아진 시세차익, 높은 실패 위험 등으로 매력이 줄어든 반면, 배당투자는 실질적인 소득 대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수석매니저는 “국민연금도 충분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연금 수급자의 70% 이상이 월 60만 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으며 배당 기반의 현금흐름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투자 환경이 배당투자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그는 주목한다. 특히 오 수석매니저는 “월 단위로 배당을 지급하는 ETF가 늘어나면서 스스로 현금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해외주식 투자 확산과 함께 월배당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이 증가했고,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분배금 지급 주기가 다양해지면서 투자자가 ‘셀프 연금’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한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배당주의 상승 여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배당주가 만능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배당 지속 가능성은 기업 실적과 시장 환경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고, 투자 시점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배당투자에서도 분산은 필수”라고 지적하며, 배당률만 보고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커버드콜 ETF 중 일부는 높은 배당률을 내세웠지만 주가가 급락해 큰 손실을 초래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들며 “높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접근하는 것은 노후 자금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수석매니저는 노후 준비가 부족한 일반 직장인을 위해 ‘벼락치기 5년 플랜’을 제시했다. 40대부터 60대까지 실제 퇴직 시점에 맞춰 퇴직연금·개인연금·국민연금 등을 언제, 얼마씩 나누어 받을지 구체적인 수령 시나리오를 제안하며 실제 은퇴를 앞둔 독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전략을 점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975년생이 2030년 55세에 퇴직해 1억5000만 원의 퇴직금을 받는 경우를 기준으로 연 5~6% 배당수익률 가정하에 구체적인 인출 계획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그는 은퇴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건강보험료와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연금계좌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용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오 수석매니저는 “중개형 ISA는 주식 직접투자가 가능하고 손익통산 기능을 통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배당투자와 궁합이 좋다”고 설명했다.
‘70의 법칙’도 배당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강화한다. 복리 효과를 보여주는 이 법칙은 70을 연간수익률로 나눌 때 자산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는 “연 5%면 약 14년, 6%면 약 11년이 걸린다”며 “장기 복리는 노후 자산 형성에 결정적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