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회귀로 미래 경쟁력 약화 우려
中, 억압·통제 기반 첨단산업 육성은 도박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50년대에 대한 향수를 품은 정책 기조를 보이며 글로벌 혁신 경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정책 방향은 과거로의 강한 회귀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미국을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 아래 이민 제한 강화, 제조업 부흥, 전통적 산업 보호 등 1950년대 미국을 이상적 모델로 삼고 있다.
그는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영구히 차단하겠다”며 지금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외국 이민자들의 증가와 연계하는 한편 자동차·철강·조선·농업 등 미국이 과거에 강세를 보였던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로 으름장을 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정치적 이미지메이킹 전략에 1950년대 미국 중산층의 낙관적인 풍경을 적극 활용한다고 짚었다. 그의 행정부가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제한하겠다는 정책을 홍보하며 1950년대 복고풍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거의 향수에 집착하는 것은 미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학계 관계자들을 말을 인용해 “미국과 글로벌 패권을 놓고 무역 전쟁을 시작한 이후 시 주석 체제가 국가 자립을 목표로 삼으면서 가계 소득 확대보다는 국가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1950년대식 정책 사고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 관계자들은 낮은 임금, 장시간의 노동, 기업 간 극심한 경쟁 구조가 지속 강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21세기판 집단적 희생 모델’로 해석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첨단 제조업과 기술을 앞세운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책 기반은 1950년대 마오쩌둥 시대의 집단주의적 사고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 주석은 과거 공산당 초기 시절의 이념 교육 및 사상 통제를 적극 활용해 중국인들이 국가를 위해 더 희생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의 지도 아래 중국 정부는 1950년대에 공산당 간부들이 중국 곳곳으로 흩어져 국가 발전을 위해 봉사하던 것을 현대의 중국이 가야 할 방향으로 이상화하고 있다.
두 지도자의 ‘향수 정치’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혁신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미국은 이미 산업구조 자체가 1950년대 대비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과거의 제조업 중심 경제로 회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규제를 완화하고 화석연료 기반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이 중국은 전기차·신에너지 분야에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앞서가던 분야는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이미 중국이 선도하고 있는 기술 분야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1950년대를 벤치 마크한 국가 주도의 고강도 통제를 기반으로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인들의 희생을 원료로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사회 안정과 기술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정책이 억압을 통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무모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지도자의 과거로의 회귀 정책이 혁신도 함께 이끌어낼 수 있을지, 혁신에 그림자를 드리울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