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상 첫 무역흑자 1조 달러 돌파…‘수출 쓰나미’ 전 세계 덮쳐

입력 2025-12-0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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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월 누적 흑자 1조800억 달러
트럼프 관세 불구 다른 시장 공략 효과
위안화 약세에 가격 경쟁력↑
전 세계서 반발 거세질 듯

▲중국 연간 무역수지 흑자. 단위 조 달러. 올해 1~11월 1조800억 달러.  (출처 뉴욕타임스(NYT))
▲중국 연간 무역수지 흑자. 단위 조 달러. 올해 1~11월 1조800억 달러. (출처 뉴욕타임스(NYT))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올해가 다 가기도 전에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468조 원)를 돌파했다. 천문학적인 흑자에 전 세계에서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이날 발표한 무역통계에서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무역흑자가 1조8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도 중국의 무역 흑자 확대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올해 들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약 20% 감소했지만, 중국 역시 미국산 대두와 농산물, 에너지 제품 수입을 비슷한 폭으로 줄이며 무역흑자 구조를 유지했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가 수입의 약 3배에 이른다. 11월 한 달 무역 흑자만 1116억8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누적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21.7% 급증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드는 대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 세계에서 수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동차, 태양광 패널, 가전제품, 전자부품 등 중국산 제품이 신흥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전통 제조 강국의 기업들은 곳곳에서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관세를 피해 가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우회 수출’ 전략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최종 조립 공정을 동남아시아, 멕시코, 아프리카 등으로 옮긴 뒤 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대중국 직접 관세를 피해 가고 있다.

유럽 역시 중국의 무역 공세를 정면으로 맞고 있다. 현재 중국은 유럽연합(EU)에 수출하는 규모가 수입의 두 배를 넘는다. 올해 들어 대EU 무역 흑자도 크게 확대됐다.

무역흑자가 급증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위안화 약세가 꼽힌다. 위안화는 최근 수년간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지속해 왔고, 이는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 내 물가는 하락하는 반면, 미국과 유럽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제조업 기반 무역 흑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을 상대로 막대한 흑자를 냈던 시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옌스 에스켈룬드 중국 주재 유럽상공회의소(EUCCC) 회장은 “위안화가 유로 대비 30% 이상 저평가된 상황에서는 유럽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중국과의 제조업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주 중국을 찾아 환율과 금융 정책에 대한 연례 점검에 들어갔다. IMF는 이르면 11일 예비 평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과 글로벌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 가계에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휘발유, 와인, 화장품 등 수입 소비재 가격이 낮아지면서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는 외식, 문화 소비, 전기차 등 국내 소비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 회복은 현재 중국 지도부가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는 분야다.

반면 위안화 강세는 중국 수출기업에는 부담이다.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의 실질 가치가 줄어들어 임금 지급과 설비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 제조업은 중국에서 수천만 개의 일자리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인 만큼 환율 변화는 고용 안정성과 직결된다. 다른 나라에서 중국으로 제조업이 이전되는 속도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새로운 글로벌 관세전쟁을 촉발한 가능성도 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을 마치자마자 흑자 문제를 지적하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정부는 중국을 겨냥해 제3국 우회 수출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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