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구리, 수급난·관세·AI에 ‘新 금속 사이클’ 접어들어

입력 2025-12-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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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수요에 실물재고 바닥
트럼프발 관세 우려, 구릿값 상승
AI·전기차 등 산업 필수 구성요소

▲은괴 이미지.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은괴 이미지.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은과 구리를 놓고 이례적인 공급 부족, 미국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교역 왜곡, 첨단산업 수요 폭증이라는 세 갈래 구조적 변수가 동시에 작동하며 원자재 시장의 판이 크게 바뀌는 새로운 ‘슈퍼 사이클’이 열렸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은 가격을 끌어올린 데에는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 세계 최대 은 소비국 인도에서의 수요 폭증, 인공지능(AI)·전기차·태양광 등 고속 성장 산업의 수요 확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가속화하면서 은 실물 재고의 핵심 보관·유통 거점인 영국 런던과 중국에서 기록적인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은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은 시장은 금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작아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만 유입돼도 가격이 급등락하는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은은 오래전부터 ‘악마의 금속’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분류된다.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세계 최대 은 ETF인 미국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의 옵션 내재 변동성은 지난주에 2021년 ‘밈 트레이더(화제에 따라 움직이는 개인투자자)’ 유입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옵션 내재 변동성은 미래 가격 변동 폭에 대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뜻한다. 또 해당 ETF에는 최근 일주일 동안 약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가 유입됐는데 이는 금 펀드 유입액을 넘어선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마이크로 선물 계약의 5일 평균 거래량도 10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개인·기관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마렉스의 에드 미어 애널리스트는 “은 가격 상승세는 변동성이 더 커졌다”며 “차트를 보면 이전 상승세보다 더 가파른 포물선형 상승이 있었다. 매수세가 훨씬 더 집중됐고 훨씬 더 짧은 시간 내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공장에 구리 케이블이 놓여 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공장에 구리 케이블이 놓여 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관세 정책은 특히 구리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구리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에 무역업체들이 미국으로의 선적을 늘리면서 다른 지역의 공급이 압박을 받았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런던금속거래소(LME) 창고에 보관된 실물 구리 재고량이 지난주 10만 t(톤)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낮은 재고 수준은 일반적으로 급격한 ‘백워데이션(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계약가를 상회하는 현상)’을 유발하며 가격 상승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칠레, 콩고 등 주요 구리 산지에서 생산이 차질을 빚는 점도 구릿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산업 수요도 은과 구리시장 강세를 단단히 떠받치고 있다. 은은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회로 기판과 태양광 패널, 의료기기 코팅 등 첨단 제조업 전반에 필수적인 전략 소재다. 밴티지마켓의 헤베 첸 애널리스트는 “은의 급격한 상승세는 은이 더는 금의 조용한 ‘보조자’가 아니라는 신호”라며 “시장은 안전자산이라는 단순한 이야기뿐 아니라 구조적인 희소성과 가파른 산업 수요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도 전기차·데이터센터·전력망 확충 등 전기화 수요의 확산과 맞물려 연일 고점을 새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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