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과 선출직 정치인 경험이 전무
트럼프 2기 성공 여부 따라 당락 결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다시 한번 미국 대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 보수진영의 변수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도하 포럼’에서 이런 의지를 밝히며 정치권에 대한 도전 의지를 내놨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아마도 언젠가는(Maybe one day)”이라며 모호하지만 의미심장한 답을 남겼다. 폴리티코는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부정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의 발언은 충분히 무게를 지난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같은 질문에 “정치적 부름이 있다면 응할 수도 있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자신을 미국 정치판의 잠재 후보군 안에 두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행정직 경험이 없는 데다, 선출직 정치인 경력이 없다는 점도 그의 발목을 잡는다. 언론과 SNS에서만 공격적 정치 메시지로 존재감을 키워온 것도 대권 도전에 걸림돌로 평가된다.
그런데도 압도적인 충성 기반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의 후광, 나아가 미국 보수층의 정서를 강하게 반영하는 공격적 메시지 스타일 등이 그를 여전히 잠재적 대통령 후보군에 머물게 한다.
LA타임스는 그를 “아버지의 2기 행정부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인물”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그 힘이 독자적 기반이 아닌 “트럼프 조직 내 위치에 기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이기보다, 아직은 트럼프 마가(MAGA) 정책의 확장자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더 냉정한 해석도 있었다. 트럼프 주니어의 대선 도전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던 2020년, 영국 GQ는 트럼프 주니어가 대선 도전에 나설 수 있는지는 “그의 능력이 아니라, 역사적 평가가 결정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의 최대 자산은 능력이 아닌, 아버지의 이름뿐”이라고 직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보수 정치의 재구성으로 기록될 경우 그는 후계자가 될 수 있지만, 만약 그 시대가 ‘분열과 극단의 결과’로 정리된다면, 그의 정치적 미래는 시작도 전에 무게를 잃을 수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 주니어의 정치권 입문 및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던 2020년 영국 GQ는 “트럼프 시대가 ‘보수 재편 성공’으로 기록되면 그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의 대선 출마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반대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극단주의의 상징으로 굳어지면, 이는 트럼프 주니어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