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2조 유동성 확보 목표
미국·인도 투자 등 포트폴리오 대전환 신호

포스코그룹이 비핵심 자산 정리를 본격화하며 침체한 철강 업황 속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연말까지 약 2조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해 신규 투자에 나서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그간 정리 대상으로 꼽히던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Suzhou POSCO-CORE Technology)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중국 철강 계열사다. 2005년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 설립돼 전기강판과 모터 부품 등의 포스코 제품을 생산해 왔다. 2021년 첫 지분취득 후 △포스코인터내셔널(50.8%) △포스코(23.8%)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21.1%) △P-ASIA(4.3%) 등 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나눠 보유했다.
그러나 글로벌 철강 시장의 장기 침체와 미중 갈등, 중국발(發) 공급 과잉 문제 등이 겹치면서 해당 법인이 중국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지분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는 지난해에만 약 315억 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는 159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2월 지분매각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분기마다 ‘당분기 중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으나, 통상 딜클로징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매각을 위한 절차적·행정적 작업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 매각으로 포스코가 회수하게 될 금액은 약 59억 원으로 추정된다. 기존 장부가액(99억 원) 대비 40억 원가량 낮은 금액이지만, 지속적인 손실 부담 가능성을 고려하면 사업을 정리한 뒤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게 효율적일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들어 비핵심·저수익 사업을 정리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일본제철 보유 지분을 3~4분기에 걸쳐 처분해 약 47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7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장자강포항불수강과 청도포항불수강 지분도 현지 철강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통해 포스코그룹은 연말까지 2조 원 안팎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전기로(EAF) 전환 및 수소환원제철 등 중장기 기술 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사업 체질 개선으로 업황 부진을 이겨내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업계는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 매각 역시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룹이 확보한 자금은 미국과 인도 시장 공략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미 포스코그룹은 올해 4월 현대제철과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약 8조5000억 원)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8월에는 인도 1위 철강사 JSW와 손잡고 인도 현지에 합작제철소를 짓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