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 국내투자 ‘축소’…해외투자 ‘확대’ [종합]

입력 2025-11-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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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줄고 확대경영 늘어…AI 도입 기업 “생산성 평균 15.5% 향상”
대기업 40% “국내투자 줄인다”…해외투자 46% “늘린다”
기업 절반 “경기 회복 2026년 본격화”…영업이익은 ‘유사’ 전망 가장 많아

300인 이상 대기업이 내년 국내투자를 줄이고 해외투자를 대폭 늘리는 ‘투자 대이동’에 나설 전망이다. 고금리·고환율·고비용 구조가 장기화하면서 기업 전략이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투자 전략 재편과 함께 인공지능(AI) 전환 가속이 기업들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절반은 이미 AI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었고, 도입 기업 10곳 중 9곳은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투자 글로벌화’와 ‘AI 기반 효율성’이라는 점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으로 보는 기업이 절반을 넘었고, 영업이익 전망은 ‘금년 수준’이 가장 많아 신중론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일 발표한 ‘2026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30인 이상 기업 229개사 CEO·임원 대상)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의 기조는 ‘현상유지’(39.5%)가 가장 많았고, ‘긴축경영’(31.4%)보다 ‘확대경영’(29.1%) 응답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전년 대비 긴축 비중이 크게 줄어든 점은 기업들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택적 투자와 사업 확대를 시도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긴축을 선택한 기업들이 꼽은 구체 방안으로는 ‘인력운용 합리화’(61.1%)가 1위에 올랐다. 이는 2017년 조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전사적 원가절감’(53.7%), ‘신규투자 축소’(37.0%)가 뒤를 이었고, 확대경영 기업들은 ‘투자 확대’(34.0%)와 ‘신사업 진출’(24.0%), ‘해외시장 개척’(22.0%)을 우선 추진 전략으로 선택했다. 긴축기업은 비용 효율화, 확대기업은 선택적 공격경영이라는 극명한 대비가 드러난다.

대기업, 국내는 줄이고 해외는 늘린다…‘양극화된 투자 지도’

전체 기업을 기준으로 2026년 투자계획은 ‘금년 수준’(48.3%)이 가장 많았지만, 규모별로는 확연히 갈렸다. 300인 이상 기업의 40.0%가 국내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는 금년 수준(35.0%)이나 확대(25.0%) 응답보다 높았다. 반면 해외투자는 정반대다. 45.7%가 ‘투자 확대’를 선택해 금년 수준(28.3%), 축소(26.1%)를 크게 앞섰다. 대기업의 투자 전략 지도가 ‘국내 축소?해외 확대’라는 명확한 비대칭 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300인 미만 기업은 국내외 모두 ‘금년 수준’ 응답이 절반을 넘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중소기업은 국내외 경기 변동에 대한 대응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 수준 유지 전략에 머물러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용계획 역시 같은 방향이다. 전체의 52.3%는 ‘금년 수준’을 선택했고, ‘축소’는 25.6%, ‘확대’는 22.1%였다. 그러나 대기업은 41.0%가 채용 축소를 계획해 중소기업(17.1%)의 두 배가 넘었다. 인건비 부담, 생산성 구조조정 압력 등이 대기업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도입 기업 “생산성 평균 15.5% 상승”…10~20% 구간 체감 가장 많아

기업의 AI 도입 속도는 빠르게 가속 중이다. 전체 기업의 48.9%가 “회사 차원에서 AI를 전사 또는 일부 부서에 도입했다”고 답했으며, 대기업의 AI 도입률은 69.1%로 중소기업(40.4%)을 크게 웃돌았다. AI 도입 여부가 기업 규모별 ‘디지털 격차’로 굳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AI를 도입한 기업 가운데 91.1%는 ‘AI가 생산성·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평균 생산성 향상률은 15.5%이며, 가장 많은 비중은 ‘10~20% 향상’(52.5%)이었다. 이 외에도 ‘20~30% 향상’(18.8%), ‘10% 미만 향상’(14.9%), ‘30% 이상 향상’(13.9%) 순으로 조사됐다. 실제 사내 AI 활용 경험이 있는 기업에서는 업무자동화와 분석 효율화, 부서 간 정보 흐름 개선 등 정량·정성 성과가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영향에 대한 인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자리는 대체와 창출이 상쇄돼 전체적으로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이 59.0%로 과반을 차지했다. AI의 직무 대체 효과보다 업무 성격 변화와 신규 역할 생성에 더 주목하는 시각이 우세한 셈이다. ‘일자리 축소’ 전망은 32.3%, ‘확대’는 8.7%였다.

경기 회복 시점 “2026년 본격화”…대기업 실적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아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2.8%)은 국내 경기 회복세가 2026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상반기 회복(21.8%)보다 하반기 회복(31.0%) 전망이 더 많았다. ‘이미 회복했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해, 기업 심리는 여전히 보수적인 편이다.

또 기업들이 예상한 내년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1.6%로 조사됐다. 한국은행·KDI·IMF 등 주요 기관 전망(1.8% 안팎)보다 약간 낮지만, 경기 반등 흐름 자체는 동일하게 부합한다. 성장률 전망 구간별로는 ‘1.5~2.0% 미만’ 응답이 49.8%로 가장 많았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도 ‘금년과 유사’(39.7%)가 가장 많았다. ‘증가’ 응답은 34.9%, ‘감소’는 25.3%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이 ‘영업이익 증가’ 응답을 39.7%로 가장 많이 선택해 경기 회복 국면에서 먼저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반면 중소기업은 ‘유사’가 43.5%로 가장 많아 시장 상황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대기업보다 낮았다.

경총은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의 ‘국내 투자 축소’와 ‘채용 축소’ 비중이 여전히 높게 나타난 점을 지적하며 정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 최소화, 노동시장 유연화, 제도적 예측 가능성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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