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 제거 임무 중 잔혹 행위 논란도
2021년 미국으로 건너온 후 정신건강 문제 겪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주방위군 군인들을 공격한 용의자가 과거 미군과 협력해 탈레반과 싸운 아프가니스탄 군인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BBC 등에 따르면 제닌 피로 워싱턴 D.C. 검사장은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을 통해 “주방위군 2명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 라마눌라 라칸왈”이라며 “이 사람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조직 및 훈련한 아프간인들로 구성된 대테러 부대인 ‘제로 부대’ 소속으로 활동했었다”고 발표했다.
제로 부대는 아프간 현지에서 미국이 진행하던 ‘테러와의 전쟁’을 도와 탈레반과 같은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체포 및 살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 부대는 공식적으론 아프가니스탄 정보기관 국가안보국(NDS) 소속이었지만, 실제 지휘권은 CIA에 있고 임무의 비밀성과 독립성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임무 과정에서 각종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지적을 받는 등 잔인하다는 악명이 항상 따라다녔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2019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제로 부대는 적법 절차를 무시한 처형, 무차별 공습, 강제 실종 처리 등 여러 잔혹 행위를 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IA에서는 제로 부대의 잔혹 행위를 부인하며 탈레반의 선전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라칸왈의 구체적인 복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NYT는 라칸왈의 어릴 적 친구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가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고 제로 부대가 일으킨 인명 피해 때문에 항상 불안해하는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라칸왈은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미국의 협력자로 인정받아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올 4월에 망명 승인을 받았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라칸왈 같은 아프간 협력사 수만 명을 미국에 데려오면서 신원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