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교섭단체 기준 완화 등 정치개혁 추진 방향을 놓고 공개적으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조 대표가 취임 인사차 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정치개혁 논의를 촉구하자, 정 대표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조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12월 내란 사태 이후 민주 진영의 연대를 강조하며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이 터지고 국회 앞에서, 광장에서 모두 같이 손잡고 어깨 걸고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그때 우리 모두 동지였고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앞장서고 조국혁신당이 뒤따르면서 내란을 막아냈고 또 힘을 합쳐서 이재명 정부를 수립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현재 선진국 위상을 유지하면서 재도약하느냐 아니면 후퇴하느냐의 문제”라며 “만에 하나 내란 세력이 재집권하는 일이 있다면 우린 모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나아가 대선 전 4개 진보 계열 정당과 민주당이 합의했던 정치개혁 과제를 언급하며 논의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내란 직후라는 특별한 상황에서도 범민주 후보와 범반민주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0.9%로 미미했다”며 “다음 선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되고 그것을 막으려면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우리 민주개혁 5개 정당이 함께 손잡고 정치 개혁을 담은 원탁회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 뒤 반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논의는) 답보 상태”라며 “늦지 않은 시점에 정치개혁을 위한 운전대를 정 대표께서 손수 잡아주길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또 전날(25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우 수석도 ‘이재명 대통령님도 정치개혁 논의를 지지한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따로 또 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조국혁신당의 출범에 즈음해서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썼었다. 각자 위치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비상계엄과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또 굳건히 손잡고 동지적 연대감을 형성해서 함께 싸워왔다”면서도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때로는 따로 또는, 또 같이 이렇게 지금까지 비상계엄 내란 극복을 같이 넘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치개혁 논의를 둘러싼 불만도 직접 표출했다. 그는 “조국혁신당 누구도 저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정치개혁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터뷰를 한 조국혁신당의 의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화해서 저한테 의견을 물어보면 될 것을 그런 것을 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서 내가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춰지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옆에 앉은 조 대표는 난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 대표는 이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선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충분히 논의해 합의 가능한 부분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제 생각을 포함해 민주당의 의사와 의견을 충분히 피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