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103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원자력 협력 등 세 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양국은 협력 구조를 한층 공고히 하기 위해 '한·튀르키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중단됐던 경제공동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가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보훈 협력 △원자력 협력 △도로 인프라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먼저 양국은 보훈 협력 MOU를 통해 한국전 참전용사 예우를 강화하고, 양국 참전용사 단체와 후손들 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전 참전을 계기로 형성된 양국의 우호를 기반으로 보훈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한층 더 심화하겠다는 취지다.
원자력 협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다. 양국은 원자력 협력 MOU를 통해 한전이 입찰한 시놉 제2원전 사업 추진과 관련해 양국은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협력 범위에는 △원자로 기술 △부지 평가 △규제·인허가 △금융·사업모델 △프로젝트 이행 등 포괄적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이를 위해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정보·경험·노하우 공유와 전문 인력 상호 방문을 즉각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튀르키예원자력공사 사장이 각각 서명함에 따라 사업 실무 채널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시놉 원전 사업과 관련한 남은 세부 평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도로 인프라 협력 MOU를 통해 양국은 튀르키예·한국·제3국에서 추진되는 도로 PPP(민관협력)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추진,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재무·법률 조사부터 사업 구조화 및 재원 조달, 디지털 기반 운영·유지관리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방산 협력 MOU는 이번에 맺어지지 않았으나, 양 정상은 방위산업 분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알타이 전차 등 양국 협력 사업 사례를 언급하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산·기술협력·훈련 교류 등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분야 등 경제·산업 협력 전반에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인 'SK플라즈마'가 참여하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혈맹' 관계인 점을 생각해 보면 이번 사업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디지털을 포함한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며 "우리 기업인 'CS 윈드'와 튀르키예 '에네르지사' 간의 풍력 발전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이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아울러 이 같은 분야별 협력의 진전을 점검하기 위해 "양국 간 경제공동위원회도 10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