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참패에 미분양 급증까지...양극화·고분양가에 얼어붙은 부산 아파트 시장

입력 2025-11-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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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황령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도심. (뉴시스)
▲부산 황령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도심. (뉴시스)

부산 아파트 청약시장이 올해 사실상 ‘참패’ 수준의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까지 빠르게 늘며 시장 전반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 높은 경쟁률이 나왔지만 대형 평형 위주로 계약이 지연되면서 완판으로 이어진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지역 양극화와 고분양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비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구조적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 공고가 나온 민영 아파트는 총 26개 단지(조합원 취소분 제외)다. 이 가운데 65%인 17곳이 평균 청약 경쟁률 1대 1을 넘기지 못했다. 26개 단지 모두 현재까지 완판된 곳이 없는 상태다.

경쟁률 1대 1을 넘긴 단지 9곳 중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써밋 리미티드 남천(23.59대 1)’, ‘베뉴브 해운대(22.05대 1)’, ‘힐스테이트 사직 아시아드(17.57대 1)’ 등 3곳뿐이다. 이들 단지 역시 전용 84㎡(약 34평) 이상의 중대형 평수가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청약 부진이 이어지면서 미분양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지난 9월 말 부산 미분양 주택은 7316가구로 전월(7146가구) 대비 170가구 늘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9월 말 기준 2772가구로 2009년 4104가구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규모로 집계되며 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공급 축소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미분양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부산 분양 시장 위축의 원인으로는 지역별 양극화 심화와 ‘똘똘한 한 채’ 수요 급증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해운대·수영·남구 등 선호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비핵심 지역의 경쟁률은 더 빠르게 낮아지고 미분양도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분양가 부담도 시장 위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2531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민 평형’인 전용 84㎡ 기준으로는 8억6000만 원, 발코니 확장·옵션을 포함하면 9억 원에 육박한다.

특히 써밋 리미티드 남천(3.3㎡당 5191만 원), 르엘 리버파크 센텀(4410만 원) 등 주요 단지의 고분양가는 청약 접근성을 낮추며 계약 지연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청약·분양 시장의 부진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실수요 기반이 약화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 비중이 높은 부산에서는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청약·계약 전환력이 빠르게 떨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한충희 동의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미분양이 발생하는 지역은 강서나 부산진구에 집중돼 있다”며 “부산은 실수요 중심 시장이라 분양가가 조금만 높아도 청약이 바로 위축된다. 결국 사람이 원하는 곳에만 수요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경쟁률과 분양 실적이 더 빠르게 악화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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