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D램 시장 점유율 8%로 높아져
中, 가격면에서 해외 경쟁자 압도
HBM 분야 격차는 여전…5년 늦어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약진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자료를 인용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낸드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낸드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YMTC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10%에 도달하고 나서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p) 오른 13%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4위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근접한 수준이다. 중국 토종 브랜드 노트북과 스마트폰 탑재가 늘면서 연간 기준으로 점유율 10% 달성도 시야에 들어왔다. 카운터포인트는 보고서에서 “YMTC는 매출 기준으로는 현재 8%에 머물고 있지만 내후년까지 이 기준으로도 10%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MTC가 올 2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신형 메모리의 경우 약 270단이다. 이는 286단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에 근접한 수치다. 저비용 제조 공정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YMTC는 내년 말까지 세계 출하량 점유율을 최소 1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후베이성 우한 인근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의 약 20%를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일본 키옥시아를 추월하고 2위 SK하이닉스를 위협할 규모라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D램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창신메모리(CXMT)의 전 세계 D램 점유율은 3분기에 전년보다 2%p 높은 8%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 내수시장으로만 한정하면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6% 증가한 약 2억8600만 대로 전 세계 출하량의 23%에 달했다. 중국 내에서 자국산 반도체 채택이 늘면 한국과 미국,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 중국산 반도체의 확산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2022년 YMTC를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해 자국 기업이 허가 없이 YMTC에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할 반도체로 YMTC 제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거 태양광 패널·배터리·전기자동차(EV) 산업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장악한 사례처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산 낸드 제품은 다른 나라보다 10~20% 저렴하다. 아오키 신이치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은 미국의 제재로 제조 장비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며 “현재의 가격 격차가 유지된다면 중국산 메모리의 해외 채택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공지능(AI) 학습용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큰 상황이다. SK하이닉스 등 한국, 미국 업체들은 이미 6세대 HBM을 양산 중이지만, CXMT 등 중국 업체들은 3세대 수준으로 약 5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