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 차세대 글로벌 거점 ‘영국·싱가포르’ 찍었다 [K-금융 현장을 가다①]

입력 2025-11-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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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11-23 18:2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금융권의 해외 도전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축적된 경험은 이제 ‘K-금융’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금융사들이 영국 ·싱가포르 같은 금융 선진국으로까지 시야를 넓히는 것도 세계 금융의 표준과 변화가 형성되는 현장에서 경쟁력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스테이블코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한국 금융권의 주요 과제 역시 이곳에서 먼저 진화한다. 금융사들의 해외 행보는 단순한 진출이 아니라 앞으로의 전략 방향을 결정할 기준점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의미가 크다. 선진 금융 현장에서 포착된 변화의 흐름을 통해 K-금융의 미래를 가늠해본다.

금융사 20곳 설문…선진국 중 ‘영국·싱가포르’가 차세대 핵심 거점으로 부상
진출 계기 1위는 ‘네트워크 확보’
“선진국 공략은 제도적 거점 확보가 우선”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주요 금융사가 ‘차세대 글로벌 거점’으로 영국과 싱가포르를 낙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은행들이 런던에 잇따라 지점과 법인을 개설하고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사업 축이 영국·싱가포르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올해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GFCI 37)에서 런던과 싱가포르가 각각 2위, 4위로 평가될 만큼 이들 지역은 향후 네트워크·기업금융(IB)·외환(FX)·자산관리(WM)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할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금융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선진 금융 시장은 미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투데이가 23일 국내 주요 금융사 2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진 금융시장 진출국 1위는 미국(중복 선택)으로 총 12곳이 꼽았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장인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진출 지역 2위, 3위는 영국(8개 금융사)과 싱가포르(7개)였다. 전통적인 핵심시장인 미국과 신흥시장인 동남아에 이어 유럽 지역 확대에 대한 전략적 평가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분석된다.

최근 은행권의 움직임도 영국 런던 중심으로 빨라지고 있다. 올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은행장이 모두 런던을 찾았다. 신한은행은 7월 런던지점 이전 개소식을 열었으며 NH농협은행도 9월 첫 유럽 거점인 런던지점을 공식 개점했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IB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신한은행 역시 2030년까지 영국 인프라 사업에 대규모 금융지원을 예고하며 글로벌 IB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융사들이 금융 선진국 진출을 검토하는 이유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80%)'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금융허브에서의 브랜드 위상 제고(35%)', '자본시장·IB 접근성 강화(30%)' 등이 복수 응답으로 제시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런던과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사와 기관투자자가 집중돼 있어 네트워크 확장과 거래 기반 확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영국·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한 금융사들도 초기 진출 계기로 '글로벌 금융허브 내 네트워크 확보(66.7%)'와 '현지 IB·자본시장 접근성 강화(50%)'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두 지역이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략적 거점으로서 실질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선진 금융 시장에서 갖춰야할 핵심 경쟁력은 차별화 전략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나 싱가포르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두 시장에서의 경험이 ‘글로벌 거점별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64.3%)’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응답했다. ‘인재·네트워크 기반의 장기 투자 필요성(42.9%)’, ‘현지화·규제 대응 역량 강화(28.6%)’, ‘단기 수익보다 브랜드 구축 중심의 접근 필요성(28.6%)’ 등이 주요 교훈으로 뒤를 이었다. 일부 금융사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 필요성(14.3%)'도 거론했다.

금융 선진국에 대한 효과적인 진출 방식은 현지화가 지목됐다. 이번 조사에서 '지점·법인 설립(65%)'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합작투자(JV)·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이 45%였다. 응답자들은 “선진국 시장은 규제 수준이 높은 만큼 초기 영업 확장보다 제도적 거점 확보가 우선된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은 동남아 지역 중심 구조가 확고하지만 선진국 거점 확대가 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보와 신뢰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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