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릴리와의 계약은 회사가 글로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정적 계기입니다. 이번 딜을 기반으로 더 큰 파트너십과 적응증 확장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겠습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제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달 12일 일라이 릴리와 계약금 4000만 달러(약 585억 원)를 포함해 총 26억200만 달러(약 3조8236억 원) 규모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 기술수출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4일에는 릴리를 대상으로 22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도 추가로 진행했다. 앞선 4월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21억4010만 파운드(약 4조1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에만 글로벌 빅파마와의 두 건의 대형 계약을 통해 약 8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특히 릴리와의 계약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넘버원 중추신경계(CNS) 기업인 릴리와의 계약은 큰 의미가 있다”며 “사노피, GSK에 이어 릴리까지 CNS 분야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글로벌 빅파마는 20곳이 채 되지 않는데 이 중 3개 회사와 연달아 계약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번 계약이 적응증과 모달리티(치료접근법)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CNS 치료제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질환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BBB 셔틀을 이용하면 뇌뿐 아니라 근육 등 말초조직으로도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확장성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릴리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를 비롯해 비만·당뇨 치료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를 보유하고 있어 CNS와 대사질환 모두에서 확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B는 비만과 근육 질환까지 적용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이라며 “BBB 셔틀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주목받는 모달리티에도 연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훈 대표는 BBB 셔틀 기술의 확장 가능성과 함께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BBB 셔틀을 자체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향후 단일 BBB 셔틀을 넘어 듀얼 구조로 확장해 더 높은 전달 효율을 가진 새로운 플랫폼을 시장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주력 에셋인 ‘그랩바디-T(Grabody-T)’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Grabody-T는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T세포 활성화를 촉진해 암세포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기전을 가진다.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ABL111은 미국·중국에서 화학요법 및 니볼루맙과의 삼중 병용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위암 1차 치료제로 임상 확장도 추진되고 있다. 지금보다 큰 규모의 기술이전이나 M&A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도암 치료제와 이중항체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도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담도암 치료제 ABL001은 2차 치료제로 미국 FDA의 가속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며 이중항체 ADC는 미국에서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BBB 셔틀 기술을 기반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루고 더 나은 글로벌 파트너십과 CNS 적응증 확장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겠다”며 “이 미션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