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경쟁 끝났다”…AI 금융, 승부는 ‘통제·거버넌스’ 관건

입력 2025-1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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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자동화 단계 지나 규제·감독 중심 국면 진입
모델 리스크·시장 동조화 등 AI 고유 위험 부상
도입보다 ‘거버넌스 역량’이 생존조건으로 떠올라

(챗GPT)
(챗GPT)

금융권의 AI(인공지능) 경쟁이 ‘도입 속도’ 단계를 지나 ‘운영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금융사가 챗봇·상담 자동화·내부통제 모델 등을 이미 적용한 가운데, 시장의 초점은 AI를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책임지고 통제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도입 경쟁은 끝났고, 이제는 거버넌스가 승부를 가르는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17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맥킨지 자료를 재구성한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기존 예측형 모델 대비 생산성을 최대 40% 추가 개선할 수 있으며, 산업별 영향도에서는 은행업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을 업권으로 꼽혔다. 이는 AI가 상담·문서 처리 같은 보조 역할을 넘어 심사·리스크·감독 대응 등 금융의 핵심 기능을 재구성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경쟁 구도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은행 간 점유율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금융사와 빅테크·데이터 기업이 같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금융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을 둘러싼 경쟁의 기준이 예치금·점포·영업망에서 데이터·모델·거버넌스 역량으로 옮겨간 셈이다.

업무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창구 업무·대면 심사처럼 사람이 직접 판단하던 영역은 축소되고, 모델 검증·데이터 품질·설명 가능성 확보가 핵심 업무로 부상했다. 리스크 역시 운영 리스크 중심에서 모델 오류·시장 동조화 위험 같은 ‘AI 고유 리스크’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AI 확산 과정에서 가장 간과되는 요소는 신뢰이며, 모델 위험관리와 설명 가능성은 향후 금융정책의 핵심 감독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AI가 금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 AI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위험이 감독과 규제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차세대 경쟁력은 AI 개발이 아니라 AI 운영과 통제 능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의 AI 가이드라인 시행이 본격화되면 금융사는 모델 검증 과정과 책임 구조를 문서로 만들어야 하며, 감독당국도 기술 리스크 관리를 직접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미 “AI 개발자 다음은 AI 운영관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검증·감독·윤리 담당 직무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AI의 고객 경험 한계도 기술 문제가 아닌 구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KB경영연구소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한 금융 상담 혁신’에서 “AI 상담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언어 모델 성능 때문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가 가진 신뢰 기반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권은 금융 도메인 특화 LLM 구축, 상담사+AI 협업 구조, 감정·중의적 표현 처리, XAI 기반 응답 설명 등 신뢰 설계 중심의 개선 전략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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