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고율 관세 불확실성을 덜어내고 본격적인 브랜드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동시에 미국 조선 산업 재건 구상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둘러싼 한미 조선·방산 협력 논의도 속도있게 추진되는 모습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미 통상 협상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 발표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로써 현대자동차·기아는 가격 변수 부담이 줄어들며 품질·브랜드·서비스 중심 경쟁 전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전동화 전환 본격화 과정에서 도요타·혼다 등 일본 브랜드와 맞붙는 시장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에서 무관세였던 상태에서 한 번에 15%로 오른 만큼 구조적 비용 부담은 여전히 남는다. 평균 수입가격에서도 부담 차이가 드러난다. 미국에 들어오는 일본산 차량의 약 20%는 고가 브랜드 렉서스이며 평균 수입가격은 약 2만9000달러 수준이다.
반면 한국산 제네시스 비중은 약 3.5%에 불과하고 평균 수입가격은 약 2만4000달러다. 업계는 같은 15% 관세라도 일본 브랜드는 가격 전가 여력이 더 크고 한국 완성차는 체감 압력이 더 높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변수는 일정 수준 해소됐지만 비용 격차를 줄이려면 브랜드·제품 경쟁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미국 조선 공급망 재편 논의에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1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미 해군 함정 건조·정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커들 총장은 최신예 이지스함 ‘다산정약용함’에 승선해 전투체계 설명을 듣고 내년 진수를 앞둔 3번함과 214급 잠수함 정비 라인을 둘러봤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통해 함정·상선·중형선 전반의 생산 효율을 강화하고 있다. 정기선 회장은 “미 해군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겠다”며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들 총장은 이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미 해군 보급함 ‘찰스 드류함’ 정비·수리·점검(MRO) 작업과 LNG 운반선·초대형 컨테이너선 자동 용접·제어 설비를 확인했다. 한화오션은 특수선 제4공장을 기반으로 MRO에서 함정 신조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