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반영 못했던 상황, 요구불예금 썰물과 채권형펀드 손실 및 레포펀드 등 영향
오늘도 농협·국민·하나·신한 등 은행들 CD발행 타진 중..2.80% 위로 올라야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하룻새 10bp 가까이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CD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고시기준 CD91일물 금리는 전일 9bp 상승한 2.70%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0월12일 31bp 급등 이후 3년1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당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50bp 인상했던 때다.
CD금리는 통상 하루에 3bp 이상 움직인 적이 거의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변경하는 날에나 크게 움직여왔다.
이같은 급등세는 우선 그간 상승했던 시장금리를 CD금리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상 발행주체가 같아 신용등급에 차이가 없지만 시장유동성 등을 반영해 은행채 금리가 CD 금리보다 낮은게 정상이다. 다만, 최근 AAA등급 은행채 3개월물 금리는 오른 반면, CD금리는 사실상 제자리를 걸으면서 지난달 21일부터 양 금리간 금리역전이 발생했다. 특히 CD금리가 급등하기 직전인 12일에는 금리역전폭이 8.2bp에 달했다. 이는 1월15일(-8.2bp)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큰 역전폭이다.

반면, 이같은 채권 수요처인 채권형펀드 등에서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손실이 커지면서 매수여력이 줄었다. 최근 평가손실이 큰 레포펀드에서는 현금성자산 보유 필요성에 CD를 급하게 매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CD발행이 집중됐다. 13일에만 우리은행이 1년물 200억원어치를 민평금리보다 5bp 높은 2.71%에 발행한데 이어, 경남은행이 3개월물 1000억원어치를 민평금리대비 24bp 높은 2.90%에 발행하는 등 총 58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오늘도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이 CD발행을 타진 중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시장금리가 급등하다보니 채권형펀드나 증권사상품쪽 손실이 많다. 이런 와중에 은행은 스케줄대로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요구불예금이 증시로 빠져나가면서 은행의 연말 수급도 꼬여있는 상황이다.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어야 하는 레포펀드들은 CD를 급하게 사야한다”며 “최근 금리상승 속에서도 CD거래가 별로 없다보니 민평사들이 보합으로 고시해왔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시장에서도 정기예금금리가 3%를 넘는 상황에서 CD금리 2.61%(12일 고시금리 기준)는 말이 안된다는 인식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CD금리는 2.80%보다도 높아야 하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 사이에 (자금) 조달이 안되고 있다. 과거 레고랜드 사태 당시처럼 조달경색이 오는 듯 싶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그간 눌려왔던 CD금리가 올랐다. 단기물쪽 사정이 단기간내 좋아지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은행채와의 스프레드 (역전폭)도 많이 줄었다는 점에서 은행채는 물론 CD금리도 같이 좀 더 올라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