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
올해 1~10월 33.8%↑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지난달 매출 증가율이 20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인공지능(AI) 칩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난 것은 아닌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매출이 3674억7000만 대만 달러(118억6000만 달러, 17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전월과 비교해서는 11% 각각 늘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전년 대비 증가 폭 16.9%는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폭발적인 AI 칩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TSMC의 매출이 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MC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매출은 3조1300억 대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최근 월가 유력 인사들은 기술주 거품과 과열된 밸류에이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반면 업계 임원들은 AI 주도 성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메타ㆍ알파벳ㆍ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4개사는 내년에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 4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대비 21% 늘어난 규모다.
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일 대만 신주(新竹)시에서 개최된 TSMC의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엔비디아는 매월 성장하고 있으며, 점점 더 강력해 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웨이저자 TSMC CEO를 만나 칩 공급 확대도 요청했다. TSMC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 퀄컴 등의 칩도 생산하며 애플의 아이폰용 칩도 제조한다.
황 CEO의 낙관론은 경쟁사 CEO들도 공유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세계는 AI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웨이 CEO도 지난달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생산 능력이 여전히 매우 타이트하며 수요와 공급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