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흔히 감기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허리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져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요즘 허리가 굳는 듯한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면 단순한 근육 긴장으로 넘기기보다 척추 질환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분리증이다. ‘척추가 끊어진다’는 이름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중증질환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제로는 비교적 흔하고 조기에 관리하면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호전 가능하다. 다만 단순 요통으로 오인해 방치하면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지면서 전방전위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척추는 몸통뼈(척추체)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척추후궁을 단단히 잇는 연결 고리 구조로 돼 있다. 이 부위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분리되는 것이 척추분리증이다.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발생해 젊을 때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나이가 들며 퇴행성 변화가 진행될 때 통증이 나타난다. 선천적 골형성 이상, 무리한 운동이나 외상, 반복된 허리 스트레스, 노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척추분리증은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힐 때, 오래 서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척추뼈가 분리돼도 초기에 큰 불편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 척추가 흔들리며 통증이 심해지고 심하면 척추뼈가 앞으로 미끄러지는 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척추뼈가 미끄러져도 인대와 근육이 튼튼한 사람은 조금밖에 밀리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 많이 미끄러지고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통증도 커진다. 척추분리증이 단계에서 적절한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단련해야 전방전위증으로 이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치료는 대부분 비수술적 보존치료를 우선 적용한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로 통증을 완화하고 복부·허리의 코어 근육 강화 운동으로 척추의 안정성을 높인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거나 전방전위증, 신경압박이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 고정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하려면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나 운동을 피해야 한다. 골프·테니스·축구처럼 허리를 비트는 동작이 많은 운동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복부와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 및 가벼운 코어 운동이 도움된다. 일상에서는 오래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고 허리를 곧게 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땐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혀 들어 올리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동찬 힘찬병원 신경외과 척추센터장은 “척추분리증은 척추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리의 핵심이다. 병명에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여기고 관리에 소홀할 경우 척추불안정증, 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진료 후 허리 근육의 힘을 길러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