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지 않는 성과...삼양식품 3세 전병우, ‘넥스트 불닭’ 찾기 쉽지않네

입력 2025-11-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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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김정수 부회장의 ‘불닭 신화’ 이후 신성장 동력 난항
94년생 전병우 상무, 이른 승진에 경영 능력 시험대 올라
‘맵탱’·‘탱글’·‘펄스랩’...라면 브랜드 다각화 시도에도 미미
삼양애니 대표직 2년 만에 물러나...헬스케어 성과도 아직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이 2023년 9월 14일 서울 종로구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발표 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이 2023년 9월 14일 서울 종로구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발표 하고 있다. (뉴시스)

전 세계적인 ‘불닭(불닭볶음면) 열풍’의 기세를 타고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 삼양식품. 지난주엔 36년 만에 우지(소기름)를 이용한 ‘삼양 1963’을 출시하는 등 라면 효시 기업의 명예 회복과 동시에 넥스트 브랜드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너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겸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상무)은 새 먹거리 발굴에도 나섰지만, 메가 브랜드가 될 ‘넥스트 불닭’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994년생인 전병우 상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 이듬해인 2020년 6월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하며 식품업계 오너 3세 가운데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웠다. 이후 2022년 삼양애니 대표에 올랐고 2023년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전 상무가 해외 유학 직후 2019년 어린 나이에 입사한 이유는 당시 그의 부친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횡령 혐의 등으로 오너가 경영 공백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전 상무는 승진 이후 빠르게 사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역할이 커진 만큼 경영 능력에 대한 업계 안팎의 평가의 잣대 또한 냉정해지고 있다. 어머니 김정수 부회장이 '불닭 대모'라는 별명으로 세계적인 입지를 키워가는 반면, 전 상무는 '불닭의 그림자'에 갇혔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삼양식품은 불닭의 세계적인 인기 덕분에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090억 원(41.6%↑), 영업이익 904억 원(38.3%↑)의 성과를 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업 비중이 라면, 특히 불닭에만 치우친 점은 한계다. 사실상 ‘원 히트 체제’다. 불닭 해외 열풍에도 핵심 생산기지를 국내에만 설립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갑작스럽게 불타오른 인기인 데다 메가 브랜드가 오직 하나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시각이다.

실제 삼양식품은 첫 해외 생산기지를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도 만들었지만, 회사 측은 지난달 준공한 밀양2공장이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라고 꼽는다. 자싱공장은 2027년 1월 준공이 목표다.

불닭의 세계화가 이미 시작된 가운데 전 상무의 최대 숙제는 '사업 다각화'다. 2022년 삼양식품의 캐릭터 등 비식품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영위하는 삼양애니 대표직에 올라 사업을 주도했다. 식품 부문에선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과 건면 파스타 브랜드 ‘탱글’ 등을 론칭했다. 신사업으로는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잭앤펄스는 7월 ‘펄스랩(Pulse Lab)’으로 새롭게 리브랜딩 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과는 미흡해보인다. 전 상무는 삼양애니 대표직을 2년 만에 내려놓고 손을 뗐다. 콘텐츠와 캐릭터 사업 등 비(非)식품 부문 확장을 위해 사실상 그가 설립한 삼양애니는 2022년 기준 매출 15억 원, 당기순손실 7억 원에 그쳤다. 2023년에도 매출 39억 원, 당기순손실 6억 원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김정수 부회장에 이어 3세 승계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적자 계열사 대표직을 이어가는 것이 부담이었을 것이란 시각과 헬스케어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2023년 선보인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의 성과도 미미하다. 출시 초기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개를 돌파했으나 갈수록 영향력은 약화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에서 맵탱의 글로벌 버전 ‘맵(MEP)’ 브랜드를 론칭,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맵탱은 온전히 전 상무의 작품도 아니다. 브랜드화는 전 상무가 주도했지만, 맵 레시피 개발엔 김 부회장이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스케어 부문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헬스케어·뉴트리션 부문 매출은 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6% 줄었고, 전체 매출 비중은 0.1%에 그쳤다. 올해 1분기 매출을 보면 작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워낙 작은 규모다.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자, 전 상무의 헬스케어 부문 행보는 경영 승계를 위한 ‘실적 쌓기’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인력을 확충하면서 기반을 닦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닭 브랜드도 계속 주력해야 할 부분이고 동시에 브랜드 다각화를 해나가고 있다”며 “맵탱이나 탱글이 불닭만큼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초기 출시 성적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전 상무는 당분간 계속해서 헬스케어·웰니스 분야에 주력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삼양식품은 헬스케어 기업 3곳에 총 34억 원을 투자했고, 전 상무는 그룹 내 미토콘드리아 연구조직 ‘미토믹스연구소’ 소장을 겸하며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에선 대관령 삼양목장을 웰니스 센터로 전환해 디지털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불닭 외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게 삼양식품의 최대 고민이자 전병우 상무의 부담이 커지는 이유”라면서 “선대 회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우지라면 삼양 1963도 새로 출시했지만, 프리미엄 가격에 비해 명확한 차별점이 없다는 비판이 벌써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맵탱, 탱글, 삼양 1963 등 불닭에 이을 메가 히트 브랜드가 나오느냐에 따라 삼양식품 후계자에 대한 평가가 좌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오너 후계자들의 당면 과제는 사실 모두 비슷하다. 기존 메가 브랜드를 넘어서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고,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삼양식품 3세의 경우, 어머니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보니 그 부담감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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