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기둥에 요구불예금 한 달 새 21조 ‘증발’…대출금리 자극하나

입력 2025-11-0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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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성 자금, 한 달 만에 ‘급감세’로 전환
예·적금 잔액 증가...‘불 떨어진’ 금리 경쟁
조달비용 상승, 대출금리 자극 우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은행의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1조 원 넘게 증발했다. 은행 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대출 금리를 자극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31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564억 원으로 전월(669조7238억 원)보다 21조8674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7월(-29조1395억 원) 이후 1년 3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언제든 되찾을 수 있는 예금이다. 소비자는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 이후 이를 정기 예·적금 상품에 예치하지 않고 일종의 ‘대기성 자금’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환경 변화에 따라 단기성 자금이 은행과 자산시장 사이를 활발히 오가는 이른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요구불예금 잔액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국내 증시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9일 85조9159억 원까지 불어나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정기 예·적금 잔액은 증가세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50조7015억 원에서 965조5689억 원으로 14조8674억 원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45조7592억 원으로 전월(45조3546억 원)보다 4046억 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0.05~0.10%포인트(p)씩 잇따라 올리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하반기 대규모 만기를 앞두고 금리 인상 폭을 키우며 수신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60~2.65% 수준으로 기준금리(2.5%)를 웃돈다.

요구불예금 급감에 이어 은행권의 수신 경쟁까지 겹치며 조달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은 대부분 금리가 연 0.1% 안팎에 불과해 은행의 핵심 저비용 조달 창구로 불린다. 비용이 낮은 요구불예금이 줄면 은행들은 이자를 더 주고 대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아지면 대출금리도 함께 오른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상품의 금액과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뒤따라 상승한다. 실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52%로, 전월(2.49%)보다 0.03%p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내림세를 멈추고 1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가 실제 대출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조달비용이 꾸준히 오르면 코픽스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6219억 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 764조949억 원에서 지난달 2조5270억 원 증가하면서 직전 달(+1조1964억 원)대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됐다.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610조6461억 원으로 전월(608조9848억 원) 대비 1조6613억 원 늘었다. 전달(1조3134억 원) 대비 주담대 증가 폭이 다소 커졌다. 전세대출은 123조6915억 원에서 123조1644억 원으로 5271억 원 줄었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3조8079억 원에서 104조7330억 원으로 전월 대비 9251억 원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가 제한되자 부동산 거래와 주식 투자 등을 위한 자금 조달 수요가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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