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다만 철강·알루미늄 및 품목관세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관련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한미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한 게 핵심이다. 상호관세 세율은 지난 7월 합의한 대로 15%를 유지하고,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했다.
다만 이번 협상 결과 발표에서 50%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50%의 품목관세를 부과했다. 1차에서 407종의 품목을 확대한 데 이어 최근 적용 범위를 다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차 품목 확대에선 기계류·자동차·전자기기 관련 부품 등이 주를 이뤘다. 이들의 지난해 미국 수출 규모는 약 118억 9000만 달러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美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국 수출 품목 중 철강·알루미늄의 함유량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비율은 83.7%에 달한다. 2차 확대가 현실화하면 기계·철강은 물론 주방용품, 식품 등 중소·중견기업 전반으로 관세 리스크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한 논평에서 "3개월간 지속돼온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양국이 세부내용에 합의하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타결된데 대해 환영한다"며 "이로써 2만 2000여개의 대미 수출 중소기업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미 투자와 수출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합의에서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율은 15%로 인하돼 다행이지만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대해선 50%의 고율관세가 유지돼 관련 중소기업들은 대미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후속 보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