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로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인하가 재확인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4월부터 반년 넘게 이어진 25%의 고율 관세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시장 경쟁력 상실까지 우려됐던 국내 업계로선 먹구름이 다소 걷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7월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에 난항을 겪어 여전히 25%를 적용받는 상황이었다. 이후 약 3개월 만에 관세 인하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업계는 수익성 악화 장기화를 면하게 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관세율 25%일 땐 8조4000억 원에 이르지만 15%로 인하될 경우 5조3000억 원으로 줄어들다. 이번 관세 인하 합의로 현대차그룹의 부담 비용이 3조1000억 원 줄어드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으로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 브랜드 대비 가격 경쟁력을 크게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덜게 됐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지난달 16일부터 15%로 낮췄고 같은 달 24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도 27.5%에서 15%로 내리는 조정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한국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유지될 경우 현지에서의 가격 전략 유연성에 제한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가격 역전 현실화도 불가피하다고 업계는 우려했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부품업계는 현대차그룹과 다르게 관세를 부담할 만한 여력이 부족했는데 한시름을 놓았다"면서도 "다만 원래는 무관세였던 만큼 부품업계의 매출과 수익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