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문화 아우른 협력 무대
정상과 기업, 미래 비전 제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핵심 부대 행사인 ‘CEO 서밋’이 29일 경주에서 개막했다. 세계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 17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AI·문화 등 미래 성장축을 논의하며, 정치·경제·산업을 아우르는 ‘아시아의 대화 무대’가 본격 가동됐다. 서밋 첫날,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AI) 협력을 통한 다자주의 강화를 제안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함께 행동하는 APEC’ 비전을 강조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CEO 서밋 개회식이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CEO 서밋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공식 부대 행사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연례 비즈니스 포럼이다.
CEO 서밋 시작을 알린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최 회장은 CEO 서밋 의장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환기 위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집단적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함께 행동하는 APEC' 비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술, 인간, 경제, 환경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공존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며 "이제 어느 한 나라나 기업이 아닌 모든 APEC 회원국과 기업이 함께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주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서밋이 아시아·태평양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연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연설에 나서 다자주의적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의 비전이 APEC의 '뉴 노멀'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질서의 격변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공급망 위기 등 경제적 불확실성에 맞설 협력의 정신을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기업 7개사 대표들을 만나 외국인 투자 확대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서밋에서 AI 데이터 센터 구축의 중요성과 제도적 지원 필요성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만들고 있는 AI는 디지털 생태계를 더 섬세하게 연결하는 도구이자 이용자와 창작자, 판매자의 가능성을 실현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네이버는 일찍부터 AI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왔고 이를 통해 인프라부터 모델·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특히 이러한 AI 기술 발전의 혜택은 궁극적으로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AI 기술 구현의 토대이자 핵심 인프라는 바로 AI 데이터센터”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은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영어권 국가에서 한국어 노래가 들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국 음악이 세계 주류에 진입하기까지 수많은 장벽이 있었다”라며 “사람들은 ‘한국이 어디냐’, ‘북한에서 왔냐’고 묻곤 했다. 그러나 그 모든 장벽을 넘어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RM은 이어 “APEC 경제 지도자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면서 “문화와 경제는 함께 성장해야 한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