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모별 규제 비용 GDP 손실 무려 ‘111조’…“지원체계 구축해야”

입력 2026-01-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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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SGI 분석 보고서
한국 기업규모별 규제·노동시장 경직성 문제
소기업 고용 비중 42.2% OECD 최고 수준
Up-or-Out 지원 체계 구축 등 방안 제안

▲(왼쪽) 기업 규모별 규제로 인한 GDP 손실 메커니즘, (오른쪽) 기업 규모별 규제에 따른 GDP 손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왼쪽) 기업 규모별 규제로 인한 GDP 손실 메커니즘, (오른쪽) 기업 규모별 규제에 따른 GDP 손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기업이 성장해 고용을 늘릴수록 혜택은 끊기고 규제와 조세 부담은 불어나는 ‘성장 페널티’가 국내 경제 성장 잠재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0일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 진단과 기업생태계 혁신 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들이 50인, 300인 등 규제 장벽 앞에서 인위적으로 성장을 멈추거나 기업을 쪼개는 등 규제 회피를 위한‘안주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GI는 이러한 안주 전략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저성장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성장을 멈추면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의 채용 여력은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 인력이 몰리면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하락한다”며 “여기에 노동시장의 경직성까지 더해져, 실업이 늘거나 비효율적인 부문에 한 번 배치된 인력이 고착화되며 국가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GI는 구조적 모형을 활용해 기업규모별 차등 규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업생태계의 왜곡으로 발생하는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약 4.8%(2025년 기준 111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만 걷어내도 최근 3년 치 경제성장분(2022~2025년 GDP 누적 증가액 약 103조 원) 이상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소기업(10~49인)의 5년 후 규모 변화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소기업(10~49인)의 5년 후 규모 변화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SGI는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우리 경제의 신진대사인 ‘진입-성장-퇴출’의 선순환을 막고 기업생태계를 영세 소기업 중심으로 굳어지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소기업이 5년 뒤에도 여전히 영세한 규모(10~49인)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대(40%대) 대비 급격히 상승한 수치로 기업들이 성장을 도모하기보다는 규제 회피 등을 위해 현재 상태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성장 사다리도 끊어졌다. SGI는 “소기업이 중규모 기업으로 도약할 확률은 과거 3~4%에서 최근 2%대로 반토막 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0.05%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조차 시장에서 나가지 않는 퇴출의 병목 현상도 심각하다. 보고서는 “과거 60%에 달했던 퇴출률이 최근 40% 밑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SGI는 이러한 규제 역설이 한국 기업생태계를 선진국과 정반대인 기형적 구조로 변질시켰다고 주장했다.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위주로 고용을 창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영세 소기업에 인력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국가 경제 전체를 저생산성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생태계는 대기업과 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극심하다. 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0.4% 수준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격차가 가장 컸다.

문제는 정작 고용은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 제조업 내 소기업(10~49인)의 고용 비중은 42.2%에 달해 OECD 평균(22.7%)의 두 배에 육박하지만,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대기업의 고용 비중은 28.1%에 그쳐 OECD 평균(47.6%)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SGI는 기업생태계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저생산성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Up-or-Out(성장 아니면 탈락) 지원 체계 구축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육성 △성장유인형 지원 제도 도입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GI는 “단순히 업력이 오래됐다고 지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매출·고용 증가율 등 혁신 지표를 매년 평가해야 한다”며 “성과가 있는 기업에는 지원 한도를 과감히 늘려 스케일업(Scale-up)을 돕고, 혁신 의지가 없는 기업은 지원을 즉시 중단하는 성과 연동형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 OECD국 대기업 대비 소기업 노동생산성(제조업), (오른쪽) OECD국 제조업 기업 규모별 고용 비중(2023년)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왼쪽) OECD국 대기업 대비 소기업 노동생산성(제조업), (오른쪽) OECD국 제조업 기업 규모별 고용 비중(2023년)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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