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75일에 만점 받아…타 지원자는 최대 17년 경력
인천대가 제시한 임팩트팩터 8.7점, 지난해엔 6.1점
1차 심사 16등이 2차 역전…평가 의견은 비공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딸 유담(31) 인천대 교수가 박사학위 취득 후 75일만에 국립대 교수로 임용되는 과정에서 경력 평가 만점을 받았으나, 연구실적 질 평가는 지원자 23명 중 16등을 기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대가 유담 교수의 우수성을 언급하며 제시한 논문 학술지 임팩트팩터 8.7점도 지난해엔 6.1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인천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2025-2학기 전임교원 공개채용 심사자료'에 따르면, 유담 교수는 지난 2월 25일 박사학위 취득 후 5월 15일 지원 시점까지 총 75일의 경력으로 경력 평가에서 만점인 5점을 받았다.
같은 만점을 받은 다른 지원자 2명은 각각 13.5년, 17년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인천대 규정상 경력 심사는 '재직기관의 지명도, 근무연수, 직책, 공헌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도록 되어 있다.
1차 심사 연구실적 질 평가에서 유담 교수는 30점 만점에 18.6점으로 지원자 23명 중 16등을 기록했으나, 학력 10점, 경력 5점 만점을 받아 총점 38.6점으로 전체 2위로 1차를 통과했다. 만약 경력 평가에서 1점만 받았다면 순위는 최소 6위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대는 1차 심사를 '블라인드(익명) 채용'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온라인 접수 단계에선 성별·연령·사진만 비공개했을 뿐 이름은 확인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심사에서 유담 교수가 1차 1위였던 A씨를 8.91점 차이로 역전(유담 교수 43.11점, A씨 34.2점)했으나, 인천대는 심사위원들의 개별 평가 의견 제출을 "민감정보 노출 우려"를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는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담 교수는 학사(동국대 법학), 석사(연세대 경영), 박사(고려대 경영)를 모두 국내에서 취득했으며, 국제경영 전공자임이 해외 경험이 없다. 인천대 제출 자료에 따르면 유담 교수가 첫 학기 맡은 강의는 '국제마케팅'이었는데, A씨를 탈락시킨 이유는 '연구실적이 국제마케팅 쪽'이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대는 2013년, 2014년, 2019년, 2020년 4차례에 걸쳐 같은 분야 교수 채용을 시도했으나 모두 '적임자 없음'으로 채용하지 않았다. 해당 채용의 지원자 정보와 서류는 모두 소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임용 지침 제36조의 채용 관련 문서 영구보존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천대는 유담 교수의 학문적 우수성을 강조하며 제시한 논문 학술지의 임팩트팩터(IF·학술지 영향력 지수) 8.7점을 제시했으나 진선미 의원실이 Journal Citation Report를 통해 공식 검증한 결과 지난해엔 6.1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자 A씨의 최고 IF는 5.7점으로, 인천대가 주장한 3점 이상 차이가 아닌 0.4점 차이를 보였다. 임팩트팩터는 인용횟수를 기준으로 학술지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연구자의 학문적 우수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논문이 다른 연구자들에게 인용된 횟수가 유담 교수는 국내학술지(KCI) 피인용 총 1회(8편 중 7편이 0회), 국제학술지(SSCI) 피인용 1회에 그쳤다. 반면 최종 탈락한 A씨는 KCI 피인용 11회, SSCI 피인용 110회를 기록했다.
유담 교수의 2019년 석사논문과 2020년 KCI 게재 논문을 표절검사 프로그램 '카피킬러'로 검사한 결과에선 29%의 유사율이 확인됐다. 학위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출처 표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를 위한 연구 윤리 첫걸음 핸드북'은 이를 주요 연구 부정행위 사례로 명시하고 있다.
무역학부 교수 14명의 임용 당시 경력을 보면 기업이나 연구소 경력이 없는 교수는 유담 교수를 제외하고 1명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이들은 삼성, 시티은행, BOA, 한국무역협회, KT경제경영연구소 등에서 수년간 실무 경험을 쌓은 후 교수가 됐다.
진선미 의원은 "박사학위 취득 후 6개월 만에 국립대 정규직 교수가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인천대는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개별 평가 의견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대 관계자는 "경력 평가는 연(年)수뿐 아니라 연구 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임팩트팩터는 측정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당시 참고한 자료와 현재 수치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심사는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학과 교수 전원이 참여한 심사에서 적합한 후보를 선발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