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경영으로 저성장 위기 극복해야”

사람 중심 경영이 우리 경제가 처한 저성장 위기 극복의 해법이자 혁신적 변화의 핵심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는 24일 서울 중구 현대차 정몽구재단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혁신의 영혼, AI 시대의 인간 중심 사고’를 주제로 2025 서울 시그니처 포럼을 진행했다. 오전 세션에서는 K-기업가정신이, 오후에는 이해관계자 경영이 주요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김기찬 ICSB 의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 중 하나로 기술 및 산업, 문화, 수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K-기업가정신의 성공 DNA를 ‘BTS’로 설명했다. BTS는 사람을 교육해 만든 인적 자본(Brain), 사람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활성화(Talent), 열심히 일하고 도전하는 정신력(Spirit)을 의미한다.
김 의장은 “60년 전 아무것도 없었던 한국이 유일하게 가졌던 게 인적자원”이라며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사람들을 교육해 능력을 북돋아 혁신가로 만들었고, 결국 현재 한국은 혁신의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박현모 국가경영연구원장이 ‘세종대왕의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원장은 “세종은 백성을 통치나 시혜의 대상이 아닌 국가의 근본으로 인식했다”며 “인재의 말을 경청하고 신뢰와 재량을 부여하는 리더십을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은 질문을 최고로 잘하는 왕이었다. 세종의 방식을 기업 현장에서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후에 진행된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 세션에서는 ‘이해관계자 경영과 기업혁신’을 주제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와 해법이 논의됐다. 이동기 이해관계자경영학회 회장은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제도와 경영 문화의 정립이 오늘날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 위기 극복의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상 연세대 교수는 ‘금융 자본의 산업 자본 지배’ 현상을 경고하며 미국 사례를 소개했다. 신 교수는 미국 대기업이 금융화된 사례를 들며 “미국은 1980년대 규제 완화 이후 금융 자본이 산업을 지배하며 단기 수익 추구 방식이 확산됐다. 제조업은 해외로 이전하며 러스트벨트가 나타났고 초일류 기업들은 해체되거나 핵심 기술을 외국 기업에 매각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자본과 국내 투기자본이 우리나라 우량 기업들을 노리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장기 투자 유도 체계 마련·경영권 방어 수단 강화 등 제도적 보완 △산업 은행 및 장기 투자 펀드 등 산업 자본의 역할 강화 △시장 다변화 등 보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태우 한양대 교수는 교보생명을 이해관계자 경영의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노 교수는 “교보생명은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동반 성장을 추구한다”며 “사람을 살리고 문화를 살리는 것이 교보생명의 핵심 정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교보생명 창립자인 신용호 회장에 대해 “교육보험 개발을 통해 개발도상국 시절 대한민국의 교육수준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고 뒤를 이은 신창재 현 회장에 대해서는 “회장 취임 후 ‘핵심 이해관계자’와 ‘주변 이해관계자’를 구분한 경영으로 듀얼 이니셔티브를 수행해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지수 생명보험업종 15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숭실대 명예교수는 국내 금융사 및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해외로 사업 기반을 넓혀야 한다며 “창업자의 교육에 대한 신념과 교육 보험으로 성공한 이미지를 해외 진출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원 세종대 교수는 한국에서 펀드 영향력이 커지고 창업주 중심의 장기 혁신형 경영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펀드는 효율화에는 강하지만 새로운 기술이나 산업을 만들진 않는다. 진정한 혁신은 기업가정신을 가진 창업자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