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은 ‘악’, 기업대출은 ‘선’?…하나證 “생산적 금융의 착시”

입력 2025-10-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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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금 규모 (하나증권)
▲저축은행 대출금 규모 (하나증권)

신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 금융정책의 핵심으로 제시된 가운데 정부가 생산 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계대출은 악, 기업대출은 선'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혀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하나증권은 "가계대출만 옥죄는 방식으로는 부동산 자금 쏠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부의 생산금융 중 은행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은행 대출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대출 등 생산적 분야로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대출 위험가중치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이고 기업대출의 가중치를 낮춰 여신구성을 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저축은행 업계를 반례로 들며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13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2022년 말 61%에서 2025년 상반기 49%로 낮아졌다"며 "반면 가계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43%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겉으로는 비생산적 자금이 늘어난 듯 보이지만, 내부 구조를 보면 오히려 '건전성 개선' 과정으로 읽힌다"며 "기업대출 축소는 건설·부동산 중심 익스포저(위험 노출) 비중이 2023년 말 51.5%에서 올해 6월 48.1%로 감소한 결과다. 여전히 부동산 편중은 높지만, 방향성만큼은 생산적 금융의 취지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은 1994조 원으로, 이 중 서비스업이 1269조 원(64%), 부동산업이 470조 원(24%)을 차지했다. 부동산업 대출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분기 평균 3%로, 전체 산업(2%)보다 높았다.

그 결과 부동산업 대출잔액은 10년 전보다 3.3배 늘어 전체 산업대출(2.2배)보다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이 줄고 있음에도 부동산업 대출 전체는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정책 방향이 은행 자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라며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는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은행권의 전체 자산 증가는 둔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생산적 금융 정책이 은행채 발행을 위축시킬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계대출 감소 폭 이상으로 기업대출이 늘어나야 정책 목표가 달성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정책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상, 은행의 자산 증가세와 조달 구조는 당분간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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