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자동차 산업 경영진의 36%는 향후 3년 내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방식 전반의 대규모 변화를 예상하며, 3명 중 2명은 글로벌 수요 둔화로 기업 간 통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는 올해로 25년째를 맞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영진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775명의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산업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한 상위 15% ‘선도 기업’을 분석해 자동차 산업의 주요 이슈와 전략 방향을 진단했다.
KPMG는 글로벌 시장을 이끌 전략으로 △트랜스포메이션 주도 △기술 역량 강화 △신뢰 구축 △지정학적 긴장 조율 △동반 성장 등을 제시했다.
선도 기업들은 위기에 대응하기보다 인공지능(AI)과 신기술을 활용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며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도 기업의 42%는 기술 혁신이 향후 3년 내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 답해, 일반 기업 대비 2배 높은 비중을 보였다.
KPMG는 기업이 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수익 분야 중심의 자본 재배치와 함께 투자 대비 수익률(ROI) 지표 재정의, AI 기반 의사결정 효율화, 인수합병(M&A) 및 합작투자(JV)를 통한 구조 재편, 이해관계자 대상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응답자의 86%는 AI와 신기술에 투자 중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할 준비가 된 기업은 20%에 불과했다. 자율주행차 시장은 올해부터 연평균 23%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22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경영진의 87%는 자율주행이 전 차종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KPMG는 OEM이 보안·안전 관련 핵심 소프트웨어를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시스템 직접 소유∙통제 △테크 기업과의 협업 거버넌스 강화 △애자일(Agile) 운영 모델 구축 △투자 일관성 확보 △조직 문화 격차 해소 등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도 기업의 48%는 고객 만족도를 장기 수익성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으나, 일반 기업은 10%에 불과했다. 또한 경영진의 3분의 1은 디지털 판매 체제 전환 이후 고객 관계 유지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KPMG는 "기업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연결·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데이터 기반 개인화 경험 제공이 신뢰 구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선도 기업의 경우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의 지불 의사 영역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는데, 이는 고객의 기대 관리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제 선도 기업의 45%는 고객 기대 관리 및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는 일반 기업(20%)의 두 배에 달했다.
한편, 관세, 제재와 지속가능성 규제로 공급망 복잡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급망 혼란과 지속가능성 전환에 철저히 대비한 기업의 94%가 수익성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반면,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45%에 그쳤다.
보고서는 기업이 △핵심 지역 중심의 단계적 현지화 △AI 기반 리스크 모니터링 △규제 리스크 대응 체계 구축 △지속가능성을 통합한 공급망 설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지정학적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 요인이 제조 효율성과 디자인에서 소프트웨어·AI·지속가능성·고객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산업 간 협력적 생태계 구축이 필수로 부상했다.
선도 기업들은 연구개발, 순환경제, 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와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단순한 통합이 아닌 공동 투자·운영·학습을 통한 유기적 협력 모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KPMG는 기업이 파트너십 내 역량 격차 해소 뿐만 아니라, 생태계 중심의 전략 수립, 거버넌스 기반 공동 목표 관리, 신뢰 중심의 관계 구축, 산업 표준∙규범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재연 삼정KPMG 자동차산업 리더(전무)는 "도전적인 자동차 산업은 변화를 대담하게 주도하는 기업에게 여전히 무한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높은 혁신, 주도적인 기술 활용, 고객 신뢰 강화, 지역 맞춤형 공급망, 협력 생태계 조율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