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신용평가는 17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제18-1, 18-2회 무보증회사채를 ‘A- 안정적’으로 신규 평가했다.
핵심 자회사 대한항공(A/안정적)과 한진(BBB+/안정적)의 양호한 사업·재무성과가 그룹 신용도를 지탱하고 있지만, 지주사로서의 구조적 후순위성과 계열 전반의 높은 재무부담이 등급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대한항공과 한진이 업계 내 우수한 시장지위와 영업현금창출력을 확보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재무안정성을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한진칼 수입원이 주로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에 의존하는 만큼, 핵심 자회사 신용도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국제 여객 점유율이 50% 내외로 확대됐으며, 화물 부문에서도 글로벌 상위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12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6.1% 증가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편입과 감가상각비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6.3%로 낮아졌다. 한신평은 “프리미엄 좌석 수요 확대와 노선 다변화로 이익창출력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한진 역시 하역 및 택배 부문 실적 호조로 상반기 영업이익률 4.4%를 기록했다. 범일동 부지 매각과 토지 재평가 효과로 재무지표도 안정적이다. 2025년 6월 기준 부채비율은 181.5%, 순차입금/EBITDA는 5.7배 수준이다.
한진칼은 2022년 이후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여력을 크게 개선한 바 있다. 진에어 지분(6048억원), 서소문사옥(2634억원), 와이키키호텔(1382억원) 매각으로 순차입금이 2021년 말 8778억원에서 2024년말 83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올 상반기 칼호텔네트워크에 2000억원을 대여하면서 차입부담이 다시 늘었다.
한신평은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윙 매각이 완료되면 대여금 상환으로 차입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주사로서 한진칼의 경상현금흐름은 2023년부터 흑자 전환했다. 대한항공 배당 재개 덕분에 연 300억원 안팎의 잉여현금이 발생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8.8%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한신평은 “대한항공과 한진 등 주요 자회사의 신용도와 재무안정성이 유지되는 한 한진칼의 신용등급도 안정적일 것”이라면서도 “계열 전반의 차입부담이 확대되거나 자회사 신용도 하락 시 등급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