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기업들이 파이프라인 개발과 설비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 바이오 기업의 유상증자가 주주의 반발을 사고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향후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2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보존제약, 네이처셀, 에이비엘바이오, 노을 등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업들은 채무 상환,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과 국내외 설비 및 부지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비보존제약은 5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확보한 현금은 계열사인 비보존을 대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상환하고, 운영·시설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비보존제약은 2019년 비보존을 대상으로 CB 200억 원을 발행했으며, 만기는 내년 1월 31일이다.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어나프라(성분명 오피란제린염산염)’의 시장 안착을 위한 영업 및 마케팅 역량 확대에도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어나프라는 회사가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8호 신약으로 허가됐다. 현재 미국 임상을 위한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2분기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및 3분기 미국 임상 3상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처셀은 100% 지분을 확보 중인 미국 법인 네이처셀 아메리카를 통해 154억2090만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 메릴랜드 소재의 부지 매입 등 미국 시장 입지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네이처셀 아메리카는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및 줄기세포 배양액 원료 화장품 판매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달 2일 미국 내 줄기세포 생산시설(GMP)과 글로벌 캠퍼스 구축을 목표로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141억 원 규모에 매입해 사업 역량을 강화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100% 지분의 미국 자회사인 네옥 바이오에 4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확보한 자금은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ABL206과 ABL209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목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지난해 7월에도 단행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이중항체 ADC를 포함한 차세대 ADC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14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ABL206 및 ABL209의 비임상 연구와 IND 신청까지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이후 임상 1상부터는 네옥 바이오가 담당해 개발할 예정이다.
노을은 350억 원 규모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확보한 자금은 국내외 제조공장 확장 및 자동화 라인 증설, 원재료 매입, 글로벌 사업, 주요 제품 연구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노을이 방점을 찍은 분야는 생산력과 해외사업 역량이다. 우선 신규 자동화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베트남 조립 공장 글로벌 소싱, 국내 제조 공장을 확장 이전할 예정이다. 향후 제품 판매량 증대를 감당할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FDA를 포함한 북미·유럽 인허가와 대륙별 영업망 확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