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주춤, 유니클로는 호황…"유행보다 실용성"

입력 2025-10-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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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9일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3조4005억 엔(약 32조 원), 순이익 4330억 엔(약 4조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다. 이는 구찌·보테가베네타·생로랑 등을 보유한 케링(Kering) 그룹의 2024년 매출(196억 유로, 약 28조 5천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의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24.5%, 영업이익은 35.1% 증가했다. 일본 내 매출 증가율(3.9%)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글로벌 실적을 견인한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회사는 공식 보고서에서 “북미와 유럽 매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졌으며, 기능성 의류와 기본 제품군이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호황을 단순한 ‘성공’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팬데믹 직후인 2021년(6%)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은 고금리 여파로 소비가 둔화됐고,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기준선을 소폭 웃돌았지만, 물가와 금리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경제가 흔들릴수록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익숙한 브랜드로 돌아간다. 맥킨지(McKinsey)의 'State of the Consumer trend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은 ‘가치’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강화했다. 또 다른 분석기관 CE Interim은 “불황기에는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성비 높은 대체재(value-driven alternatives)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LifeWear)’ 전략, 유행보다 품질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브랜드 철학과 정확히 맞물린다.

패션 시장 전반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계 플랫폼 쉬인(Shein)과 초저가 전자상거래 앱 테무(Temu)는 생활비 위기 속에서 급성장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보그 비즈니스는 “패션 트렌드가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 변하고 있다”며 "불황 패션과 미니멀리즘의 확산이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제 이슈 연구 플랫폼인 이코노믹스 옵저버토리 역시 “생활비 압박이 저가 패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용 브랜드의 성장세가 ‘경제의 건강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금융 전문지 글로벌 뱅킹 앤 파이낸스 리뷰(Global Banking & Finance Review)는 “불황기에 미니멀리즘 소비가 확산되는 것은 단기적으로 효율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반의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해 유니클로의 호황이 세계 경제의 회복이 아닌, 소비의 ‘수축’이 만든 안정감의 착시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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