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가량 열띤 코칭...한마디에 잇단 ‘환호’
로저 페더러 “언젠가 이들 중 프로가 나오길”

유니클로와 스포츠 역사상 5번째로 큰 개인 후원계약을 맺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13일 방한했다. 유니클로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로저 페더러는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 실내 특설코트에 미래 세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인 ‘로저 페더러와 함께하는 세계 여행’을 진행했다. 서울 행사는 ‘로저 페더러와 함께하는 세계 여행’의 4번째 시리즈다.
행사는 당초 야외에서 진행할 계획했으나 우천으로 실내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코트 바닥이었다. 행사를 위해 설치된 코트는 유니클로 브랜드 최초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로 임명된 세계적인 아티스트 ‘카우스(KAWS)’가 한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용세라와 협업해 디자인한 코트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역동적인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테니스를 통해 스포츠와 혁신, 창의성을 새롭게 재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 역시 ‘READY, SET, SEOUL’로 예술과 문화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영감을 전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고 유니클로는 설명했다.
본격적인 코칭에 앞서 로저 페더러는 취재진과 만나 “서울, 한국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지난 방문 이후 정말 오랜만인데 멋지게 세팅 된 행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영감과 동기를 전달해서 언젠가 이 중에서 프로 선수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저 페더러는 오후 4시 30분부터 약 한 시간가량 유소년 선수들과 테니스 클리닉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가한 20명의 유소년 선수들은 반대편 코트에서 로저 페더러가 등장하자 환호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로저 페더러는 클리닉 시작과 함께 네트 너머로 우리나라 유소년 선수 한 명, 한 명과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유소년 선수들과 로저 페더러는 함께 샷 연습부터 시작해 복식 훈련, 구조물 훈련 등을 진행했다. 2열로 선 유소년 선수들의 샷을 지켜보던 로저 페더러는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자세를 보면서는 “베리 굿” 등 코멘트를 잊지 않았고 “코트가 빠를 때는 몸을 같이 앞으로 밀어줘야 한다”며 조언을 이어갔다.
복식 훈련을 함께 하면서도 시간을 확인하며 유소년 선수들이 조금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유소년 선수들의 승부욕도 세션이 진행될수록 커지는 듯 보였다. 복식 훈련 중 날아오는 공이 코트 밖으로 나가 훈련 기회를 한 번 잃은 유소년 선수는 공을 못쳤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훈련 후에는 유소년 선수들에 직접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너무 긴장할 때는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로저 페더러는 “중요한 것은 ‘시각’”이라며 “시험을 볼 때도 처음에 긴장되지만 5분만 지나면 마음이 안정된다. 긴장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모두가 겪는다. 너무 걱정 말고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보라”는 조언을 건넸다.
이외에도 슬라이스나 발리 같은 기술을 더 잘하는 법, 피곤할 때 극복하는 방법 등에 대한 어린 선수들의 질문에 로저 페더러는 성심성의껏 답을 했다. 그는 “여러분의 눈빛 속에서 열정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오늘 본 실력은 이미 뛰어나다. 계속 연습하고, 매치에서 마음이 찢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열심히 정진해서 좋은 선수로 성자해주길 바란다”고 응원도 보냈다.
구조물 훈련 게임에서도 로저 페더러는 선수 이름을 부르며 “포핸드로”, “조금 더 높게”, “목표물이 훨씬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롱샷으로” 등 가벼운 코칭을 했다. 행사 내내 즐겁고 열정 가득한 모습이었던 그는 “다음에 한국에 올 때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저 페더러가 유니클로와 만나게 된 건 2018년이다. 양측은 10년간 3억 달러(약 4100억 원) 계약을 맺으며 스포츠 역사상 5번째로 큰 개인 후원계약이라는 기록을 썼다. 현역 선수 시절 내내 페더러는 나이키를 대표하는 글로벌 아이콘이었지만 재계약이 불발됐던 2018년 2월, 유니클로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로저 페더러는 이날도 “유니클로와의 파트너십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유니클로는 은퇴 후에도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저를 신뢰해줬다. 그래서 오늘과 같은 예술,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멋진 프로젝트를 함께 펼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니클로는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 및 최고의 스포츠 선수, 다양한 스포츠 관련 단체 등과 협력하여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니셔티브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로저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20회 우승을 가장 먼저 달성한 전설이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 2014년 데이비스컵 우승 등의 기록을 썼다. 또 2004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237주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한 대기록을 세우며 그야말로 테니스의 황제로 등극했다. 로저 페더러는 2022년 은퇴했다.
2일에는 2026년 테니스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로 이름을 올려, 큰 이변이 없는 한 로저 페러더가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총괄 존 C. 제이는 행사를 마무리하며 “‘READY, SET, SEOUL’은 유니클로의 가장 역동적인 브랜드 경험”이라며 “예술과 스타일, 패션, 테니스를 한자리에 모은 이번 행사는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 철학인 ‘모두를 위한 옷(Made for All)’을 표방하는 것은 물론,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혁신과 커뮤니티에 영감을 불어넣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