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속 ESS 본격 출하하며 실적 견인
미중 무역분쟁 유탄 변수 “공급망 다변화 노력”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달 미국 전기차 보조금이 종료되며 완성차향 물량은 줄었지만,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며 실적을 지탱했다는 분석이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0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시장 추정치인 5145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6999억 원으로 17.1% 감소했다.
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는 3655억 원이 반영됐다. 지난달 말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로 북미 완성차 고객사향 물량이 감소하며 전 분기(4908억 원)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2358억 원으로 2분기 연속 ‘보조금 제외 흑자’를 달성했다.
지속적인 고정비 감축 노력에 더해 북미 ESS 출하가 본격화하고, 원통형 전기차 및 파우치형 고객 물량 증가에 따른 소형전지 사업 개선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에선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 이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전동화 속도를 조절함에 따라 당분간 성장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북미 ESS 시장은 기존 예상보다 훨씬 견조한 수요를 보이는 만큼, 유일하게 북미 현지에서 ESS 생산 역량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수요 공백을 상쇄하며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부터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향후 합작법인(JV)을 포함한 일부 생산능력(CAPA)도 ESS향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자원 재배치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한 고정비 부담 최소화 등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 양상을 보이면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변수로 꼽힌다. 중국은 내달부터 LFP 양극재, 인조흑연 음극재 등 주요 배터리 소재의 수출 통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이 이에 맞서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4대 배터리 소재 출하량 점유율은 양극재 81% 이상, 음극재 92%, 분리막 80%, 전해액 83%에 달하는 등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여전히 절대적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은 무역 분쟁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며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지속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