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24ㆍ우체국 금융 재가동…초기 혼란 진정
카드 발급도 정상화…"민원 거의 없어"
보험사도 일부 서비스 차질…대체 신분증 대응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사고 이후 첫 영업일인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영업점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고객들은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며 창구 업무를 이어갔다.
그러나 오전 한때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오늘 대부분 고객이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오셔서 큰 불편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고객은 대체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그대로 발길을 돌린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실물 주민등록증만 지참한 고객도 전화를 통한 진위 확인 절차를 거치면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이날 영업점 외부와 내부 곳곳에는 본인확인 서비스 제한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입구 유리문은 물론 번호표를 뽑는 키오스크와 상담 창구에도 "영업점 이용 시 (주민등록증 대신) 실물 운전면허증, 여권, 기존 모바일 신분증을 지참해 달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입구에는 전담 직원 한 명이 대기하며 방문객들의 대체 신분증 지참 여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정부24'가 재가동되는 등 시스템이 차츰 복구되면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국정자원 화재로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막혀 혼선이 우려됐으나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은행 방문객 A 씨는 "화재로 인한 안내 문자메시지가 지속적으로 오고 언론 보도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을 한 상태라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도 "아무래도 완전 정상화는 아니라서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공공마이데이터 장애로 인해 고객이 직접 서류 이미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공공마이데이터는 화재 직후 전면 중단됐다가 현재 상당 부분 복구돼 비대면 대출 업무도 차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들도 상황을 인지해 지점에 몰리는 일은 없었다"며 "콜센터 문의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특이한 불편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비대면 업무 위주로 고객 불편은 지속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비대면 인증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전월세 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 신규 접수 고객들의 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었다"며 "정부24가 재개돼 지금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체크카드 발급도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운전면허증 등 대체 수단으로 카드 발급이 충분히 가능해 일부 시간 지체는 있을 수 있지만 발급 업무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며 "민원이 특별히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 서비스 전자바우처 시스템 복구가 더뎌 '국민행복카드' 사용자들이 여전히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민행복카드는 임신·출산 진료비, 첫만남이용권, 아이돌봄서비스, 에너지바우처 등 복지 서비스에 이용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민행복카드 결제 차감 등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아직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업권 차원에서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도 이날 주민등록증을 통한 본인 확인이 불가능해 일부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운전면허증과 여권 등 대체 수단이 안내되면서 혼란은 크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불편이나 문제 사례가 접수된 건 없다"며 "복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