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박수민, 17시간 열변…"토론 없이 '졸속 개편'"

입력 2025-09-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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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필버 첫 주자로 나서
15시간50분 자신 기록 경신
"정치는 속도가 아닌 과정과 합의"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13시간 넘게 이어가고 있다. 2025.9.26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13시간 넘게 이어가고 있다. 2025.9.26 (연합뉴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본회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서 정부·여당의 정부조직법 패키지를 “절차·내용 모두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역대 최장 기록을 재경신하고, 지난해 8월 민생회복지원금 반대 토론에서 자신이 보유한 15시간 50분의 기록을 1년여 만에 갈아치웠다.

박 의원은 전날 여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경 첫 토론 주자로 나서 이날 오전 11시 42분경까지 약 17시간 12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이전 최장 기록도 박 의원으로, 지난해 8월 1일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 상정에 15시간 5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같은 해 7월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세운 기록(13시간 12분)을 깬 바 있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3건을 4개월 논의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13건을 열흘 만에 밀어붙인다. 상임위 토론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검찰청 폐지 후 공소청·중수청 신설, 기재부 분리와 금융감독체계 재편, 산자부 에너지 기능의 환경부 이관(기후에너지환경부), 여성가족부의 ‘성평등가족부’ 전환, 방통위 폐지 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 등은 파급이 방대하다”며 “수사 핑퐁과 1년짜리 사법혼란, 경제·에너지·데이터 거버넌스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경제 부처 개편을 두고 “세입·세출 분리 명분으로 기획예산처를 만든다면서 정작 ‘기획’ 역량은 과거보다 축소됐다. 포퓰리즘성 재정 집행의 문을 열 수 있다”며 “차라리 대미 관세·통상 전략을 총괄할 ‘경제기획원’급 컨트롤타워를 고민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금융감독원 분할 논의에 대해서도 “호주 사례만 들이대며 쪼개는 건 설득력 없다. 20여 년 쌓은 시스템을 이유 없이 4분 5열 할 수 없다”고 했다.

에너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선 “공급(산자부 에너지실)과 규제(환경부)를 한데 묶는 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모순”이라며 “영국·독일도 유사 실험 후 전기료 급등과 제조업 경쟁력 약화로 재조정했다”고 지적했다.

‘성평등가족부’ 명칭 변경에 대해서도 “헌법은 양성평등을 규정한다.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민감 사안을 토론 없이 ‘스리슬쩍’ 바꿔선 안 된다”고 했다. 방통위 개편안은 “사실상 이진숙 위원장 몰아내기용”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박 의원은 “전면 반대가 아니다”라며 즉시 합의 가능한 항목으로 △통계청 국가데이터처 격상 △특허청 ‘지식재산처’ 승격 △과기정통부 부총리급 격상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 차관급 격상 △중기부 소상공인 전담 차관 신설 등 5가지를 꼽았다.

그는 “나머지는 최소 한두 달 만이라도 상임위에서 공개 토론하자. 그 뒤 표결해도 늦지 않다”고 제안했다.

대미 관세 협상도 거론했다. 박 의원은 “EU(약 GDP 6.9%)·일본(약 13%) 대비 한국은 ‘GDP 대비 20%·3500억 달러’ 투자가 과도하다”며 “안보동맹 가치와 연계해 부담을 낮출 여지가 있는지 국감에서 따지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정치는 속도가 아니라 과정과 합의”라며 “정부조직은 한 번 틀리면 국가 기능 전체가 흔들린다. 토론 없는 일방 처리는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이 17시간이 넘는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하자 국민의힘 의석에 앉아 있던 6~7명 동료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의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저녁 6시 반부터 시작해서 잠도 안 자고 밤을 지새우며 세운 최장 기록이다. 정말 대단하다”며 “박 의원님이 눈물 흘리며 방청석의 초등학생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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