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인수한다.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관세 리스크를 해소함과 동시에 주력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된 공급망도 확보한다.
셀트리온은 릴리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약 46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공시했다. 회사는 공장 인수 대금을 포함해 초기 운영비와 증설에 최소 1조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이번 인수로)우리는 관세리스크에서 완전히 이탈했다”라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이제 관세는 상수다. 이를 위한 선제 투자”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 본계약 합의로 서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관세 대응 종합 플랜을 완성했다.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 치 재고의 미국 이전,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현지 생산 공장 확보라는 근본적 해결책까지 모두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의약품 생산 전(全)주기 과정에 걸친 원스톱 공급망을 갖추고, 미국으로의 물류비를 비롯해 외주 CMO 대비 생산 비용을 상당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어 미국 내 제품 경쟁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인수하는 공장은 이미 가동 중인 바이오 원료의약품(DS) cGMP 생산 시설로 인수 즉시 운영할 수 있어 약 5년 이상의 시간과 조(兆) 단위 이상의 비용이 드는 신규 공장 건설 대비 자사 제품 생산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고 투입 비용도 낮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의 생산능력 확보가 가능하다.
셀트리온은 릴리와 CMO 계약도 함께 체결, 미국 현지 생산거점 마련과 동시에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에서 생산해 온 원료의약품을 릴리로 공급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매출 확대와 투자금 조기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
서 회장은 “인수한 공장의 매출은 내년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공장의 절반은 릴리의 CMO 시설로 사용하므로 상당한 금액의 CMO 매출이 들어올 것”이라며 “국내든 미국이든 생산설비의 증설이 필요하다. 연내 추가 결정을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