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국가 지위 부여 없이 평화 없어”

2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개막 당일인 이날 개최한 ‘두 국가 해법’ 서밋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사실을 선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만이 이스라엘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또 이러한 움직임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패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와 안보 속에서 나란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이스라엘 국민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라며 “프랑스는 첫날부터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서밋에서 “가자지구 상황을 참을 수 없다”며 “두 국가 해법만이 이 악몽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비판론을 의식한 듯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부여는 보상이 아닌 권리”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 지역에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발표는 주말 사이 영국,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로써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유엔 회원국은 152개국으로 늘어났다.
몰타, 벨기에, 룩셈부르크, 안도라, 산마리노도 이날 프랑스와 동참할 것으로 예상돼 그 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서밋은 두 국가 해법을 되살리고 평화로 가는 경로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2년에 걸친 가자지구 유혈 사태와 서안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전초기지 확산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움직임은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가짜 연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표했다.
그는 “10월 8일 당신(마크롱)은 이스라엘과 함께 서 있었고 인질 문제를 언급했다”며 “그런데 이날은 인질들을 버려둔 채 떠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날 내각 회의에서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중상모략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요구에 맞서 싸우겠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은 우리 존재를 위협하고 테러리즘에 대한 터무니없는 보상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프랑스의 발표로 인해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유일하게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로 남게 됐다. 그러나 미국의 지지가 없는 한 이번 결정은 상징적 의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CNN은 지적했다. 미국은 유엔 회원국 승인을 거부할 수 있으며 이날 서밋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부터 유엔 회원국 지위를 얻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2012년 11월에 부여된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에 머물고 있다.
정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최소 9개국의 찬성과 함께 미국, 프랑스, 중국, 영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가 없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이스라엘 외교정책에 맞춰 거부권을 자주 사용했으며 지난해에도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담은 안보리 결의안을 차단했다.
이번 논의는 이달 초 142개국이 채택한 ‘뉴욕 선언’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 결의안은 두 국가 해법으로 가기 위한 단계와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가 배제된 정부 수립을 담고 있으며, 엘리제궁은 앞서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를 평화 계획의 기반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