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삼성·현대차·LG·한화·신세계·CJ·현대백화점그룹 등은 5조 원 안팎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상생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추석을 앞둔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을 돕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납품대금 2조228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위아·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소속 주요 그룹사와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거래하는 6000여 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직원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추석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다. 또한 1차 협력사도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도록 권고해 선순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외 통상 환경 변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자금 수요가 많은 명절을 맞아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협력사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역시 2620개 협력사에 3035억 원의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지급 규모는 한화오션 143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63억 원, 한화시스템 357억 원 등이다. 방산,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활동하는 한화그룹은 중소 협력사 비중이 큰 만큼 이번 결정이 협력사들의 현금 흐름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생 행보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앞서 삼성은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1조1900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3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지급 시점을 최대 12일가량 앞당겼다. 특히 올해 지급 규모는 지난해 추석 대비 3200억 원 확대됐다.
LG그룹은 총 9800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기존보다 2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8개 계열사가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 참여한다.
신세계그룹은 2000억 원, CJ그룹은 3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현대백화점그룹도 2107억 원을 앞당겨 지급한다. 대규모 유통·물류 기업들의 참여로 도소매·서비스 협력사들까지 폭넓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현재까지 주요 그룹이 협력사에 조기 지급하기로 한 금액은 총 5조2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자금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명절을 앞둔 조기 지급은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실질적 지원”이라며 “대기업의 이런 상생 조치가 공급망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