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차값 9% 올릴 때 현대차 17% 올려야 [한일 車 관세 방정식 上]

입력 2025-09-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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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장 팔면 팔수록 손해⋯9월말ㆍ10월초 조속 협정해야 정주행
한국산 車 25% 관세 유지⋯日 자동차 관세 15%로 낮아져
관세역전 장기화 땐 일본에 불리⋯한국 완성차 브랜드 부담 ‘눈덩이’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국 시장에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판매가 늘수록 손익이 악화하는 ‘팔수록 손해’의 역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원인은 관세 역전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으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25%가 적용된다. 10%포인트(p) 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천 달러의 가격 격차로 이어지며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관세 부과 이전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차량 가격을 각각 17.3%, 15.6% 올려야 한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11.2% 인상으로 관세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15% 관세를 적용받아 실제로는 9%만 올려도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차이는 소비자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4만 달러(약 5596만 원) 차량을 기준으로 현대차는 도요타보다 약 3200달러(약 448만 원)를 더 올려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도요타와 유사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판매할 경우 차량당 3000달러 이상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 판촉비를 늘려야 하고 결국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월 4000억 원, 3000억 원대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판매가 확대될수록 오히려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가격 인상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소비자 저항이 커지고 시장 점유율 방어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25%의 추가 비용을 인센티브, 판촉비, 리스 조건 개선 등으로 흡수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낮아진 관세를 무기로 공격적 가격 전략을 펼치며 시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25%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차량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소비자 선택지는 줄어들 수 있으며 관세 전가가 확대되면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현대차는 25% 관세에도 고객 중심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열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관세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관세로 인해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관세로 인해 비용은 올라가겠지만 매출을 높이면 되고 매출을 높이면 마진도 좋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고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며 “지금은 스마트하게 행동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여름 신차를 출시하며 기능을 강화하고 가격을 올리는 사이클은 있지만 단순히 관세를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리스 조건과 판매 금융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지켜왔다.

문제는 시간이 한국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세 협의가 타결돼도 실제 발효까지는 약 60일이 소요된다. 영국은 올해 5월 8일 합의 후 6월 30일 발효까지 53일, 일본은 7월 22일 합의 후 9월 16일 발효까지 56일이 걸렸다. 평균 55일의 시차를 감안하면 한국은 9월 말이나 10월 초에 협정을 체결해야 연내 인하가 가능하다. 업계가 ‘9말·10초’를 분수령으로 꼽는 이유다.

시장 지표는 한국의 불리함을 분명히 드러낸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 일본은 150만 대, 한국은 143만 대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일본이 399억 달러(약 55조8200억 원), 한국이 374억 달러(약 52조3200억 원)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은 15%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한국은 25%에 묶여 같은 조건에서도 불리하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일본 완성차가 가격 우위를 앞세우면 한국 브랜드는 판촉비를 크게 늘릴 수밖에 없어 이익 방어가 더 어려워진다.

증권가는 관세 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3분기부터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되고 4분기에도 개선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수익의 핵심인 만큼 관세 불리 구조가 지속되면 투자와 생산 전략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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