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반도체 업종 강세와 정책 모멘텀 회복에 힘입어 3400선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도 커져 이번 주 증시는 상승과 조정 요인이 맞물릴 전망이다.
지난주(9월 11~17일) 코스피 지수는 3314.53에서 3413.40으로 98.87포인트(2.98%) 상승했다. 외국인이 3조7602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기관도 1조975억 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4조8269억 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비철·목재(9.5%), 디스플레이(9.3%), 반도체(8.4%)가 강세를 보였고, 유틸리티(-3.9%), 보험(-2.7%), 자동차(-2.6%)는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강하게 반등하며 지수 돌파의 배경이 됐다. 외국인은 5거래일간 삼성전자를 2조2000억 원 순매수했다.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이 지적됐지만 서버 수요 강세와 낮은 재고 수준이 긍정적인 흐름을 이끌었다. 정책 측면에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대주주 요건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 친화적 기조가 재확인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 기대감도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3200~3500포인트로 제시된다. 상승 요인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국내 신성장 산업 규제 완화, 하락 요인은 차익 실현과 8월 미국 PCE 물가 서프라이즈다. 실제로 9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로 전환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31%대에서 최근 33%대로 올라왔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35~39%) 수준에는 못 미친다. 증권가는 정책 모멘텀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맞물리며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전망한다.
정부가 AI·자율주행·로봇 등 신성장 산업 규제 완화를 논의한 점도 주목된다. 공공데이터 활용과 자율주행 영상데이터 활용 허용, 로봇 산업 규제 정비 등이 포함돼 성장 업종 모멘텀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AI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로봇 관련 종목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심 업종으로는 AI 소프트웨어(한글과컴퓨터), 헬스케어(디앤디파마텍), 지주사(CJ), 증권(키움증권), 음식료(삼양식품), 카지노(롯데관광개발) 등이 꼽힌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APEC 참석 가능성과 9월 29일 중국인 무비자 입국 재개, 10월 국경절 연휴가 맞물리면서 인바운드 관련주도 수혜 기대가 크다.
경제 지표 발표도 변수다. 미국 8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7% 상승이 예상되며, 9월 S&P 글로벌 PMI 속보치도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둔화했지만, 한중 관계 개선과 관광객 유입 확대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압력은 불가피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정부 정책 모멘텀은 성장 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을 유지시킬 것”이라며 “AI와 헬스케어, 인바운드 관련주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