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은 ‘이 합병증’⋯5조원대 치료제 시장 각축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히는 당뇨병성 신증 시장도 커지고 있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외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꾸준한 증가 추세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가운데 25.4%는 당뇨병성 신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는 약 13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인종과 의료접근성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당뇨병 환자의 약 20~40%가 당뇨병성 신증 환자군에 해당한다. 당뇨병 환자라면 매우 높은 확률로 겪을 위험이 큰 합병증이란 의미다.

당뇨병성 신증은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신장의 미세혈관과 사구체가 손상돼 발생한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소변 검사에서 단백질이 검출되거나 소변에 거품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해 병이 진행되면 부종·고혈압·요독증과 같은 증상으로 이어진다.

치료가 늦어지면 결국 말기신부전으로 악화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당뇨병성 신증은 말기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고령화와 비만의 증가로 당뇨병 환자의 유병률이 점점 늘어나면서 당뇨병성 신증 환자도 동반 증가세다. 특히 노인에게 유병률이 더욱 높다.

치료는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으로 행해진다. 생활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며, 고혈압 환자에게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나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이 처방된다. 직접적인 치료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아 국내외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한 분야다.

큐라클은 경구용 신약으로 ‘CU01’을 개발 중이다. CU01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Nrf2(Nuclear factor erythroid-2-related factor 2) 경로를 활성화하고, 신장 섬유화를 유발하는 TGF-β(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 신호를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신장 기능의 보호 및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이다. 단백뇨 감소에 초점을 맞춘 기존 치료제와 달리 사구체여과율까지 개선한다.

240여 명의 국내 당뇨병성 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2b상은 전체 환자 중 약 95%의 투약을 완료해 연내 종료가 예상된다. 최근 보령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큐라클은 내년 1월 최종결과보고서(CSR)를 받는 대로 임상 3상 진입과 기술이전, 사업화 방안 등을 본격적으로 협업·논의할 예정이다.

압타바이오도 ‘아이수지낙시브(APX-115)’의 임상 2b상 단계다. 아이수지낙시브는 NADPH 산화효소(NOX) 동질효소를 저해하는 저분자 약물로, 체내 7가지 NOX 효소를 조절해 과도한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고 산화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기전이다.

회사는 아이수지낙시브의 유럽 임상 2a상을 완료하고 지난해 12월 국내 2b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올해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돼 2년간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국내 약 20개 병원에서 중증 환자 186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국내 기업들의 신약개발이 성과를 내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시장이 2024년 28억1000만 달러(약 4조 원)에서 연평균 4.5% 성장해 2032년에는 39억90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