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2040]K-조선·방산 부활 날개짓…중화학은 멸종 위기 직면[한국경제 성장모델의 진화]

입력 2025-09-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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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9-24 03: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조선·방산 '슈퍼사이클 '기대…수출·협력 확대↑
중화학 업계, 공급 과잉·환경 규제에 구조적 위기

한미 관세 협상 국면에서 부상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업의 ‘중장기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산업은 유럽을 넘어 중동·동남아까지 고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화학 업계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며 설비 감축과 사업 재편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수주잔고는 134조67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는 4.6% 감소했지만, 2023년 전체보다는 11%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MASGA 프로젝트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2008년과 2014년 때처럼 올해 200조 원대 수주잔고 재진입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픽=신미영)
(그래픽=신미영)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는 이미 3~4년 치 일감을 쌓아뒀을 만큼 호황기”라며 “여기에 한미 조선업 협력까지 가동되면 새로운 먹거리까지 추가로 확보해 당분간 글로벌 수주에서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미 조선업 협력 성격을 띠는 MASGA 프로젝트는 1500억 달러(약 209조 원)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대미 투자 펀드(3500억 달러)의 43%를 차지하는 단일 업종 최대 규모 펀드다. 이 펀드를 통해 한국 조선사는 미국과 공동 건조, 기술 협력,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HD현대는 조선 계열사를 ‘통합 HD현대중공업’ 체제로 묶어 미국 군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방산, 유럽·중동 첨단 무기 공략으로 도약

방산업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수출 모멘텀으로 바꿔내며 호황을 맞았다. 유럽과 중동에서는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인정받으며 ‘K-방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3월 발표한 ‘국제무기거래 동향 2024’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5년간(2020~2024년) 나토(NATO) 회원국에 무기를 두 번째로 많이 수출했다. 점유율은 한국과 프랑스가 각각 6.5%로, 1위 미국(64%)에 이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중동 시장 공략도 빨라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사무소를 확장 이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최근 중동·북아프리카(MENA) 총괄법인 ‘RHQ’를 세웠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1월 열리는 중동 최대 전시회 ‘두바이 에어쇼’에 참여해 다목적소형헬기(LUH)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출 품목 또한 다변화하고 있다. 재래식 무기 체계 중심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무인체계 등 최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KAI는 6월 필리핀 국방부와 FA-50 격공격기 12대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7억 달러(약 9522억 원)로, KAI는 FA-50 필리핀 수출 물량이 총 24대로 늘었다. 항공·유도무기·방공·잠수함으로 판매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에 2020년 약 30억 달러를 기록했던 국내 방산 수출 규모는 2022년 173억 달러를 찍기도 했다. 당시 방위사업청은 2027년까지 방산 수출 세계 4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물론 수출 규모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하고 있으나, 한국이 전 세계 무기 거래의 2.2%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 추가 확장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중화학은 공급 과잉·환경 규제 등 ‘불황’

하지만 한때 한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던 중화학 업계는 역대급 불황 터널에 들어섰다. 중국발 저가 경쟁과 미국의 50% 고율 관세에 ‘이중고’에 시달리는 철강 업계가 대표적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중국과 중동발 설비증설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누적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걸프만석유화학연맹(GPC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의 석유화학 생산능력은 2012~2023년 연평균 4.7% 증가했다. 중국과 중동에서는 ‘꿈의 설비’라 불리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정(COTC) 설비까지 늘어나면서 국내 업계에 경쟁 압력이 더 커졌다. 현재 중동에 건설 중인 COTC 시설만 총 8개에 달한다.

탄소 중립 정책 등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한 점도 부담이다. 탄소 다배출 업계인 중화학 업계는 규제 대응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업계 업황이 하반기까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속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은 감산을 포함한 설비 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달 국내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자율 협약을 체결하며 NCC를 최대 25%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 간 통합설도 거론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유사 중심 재편이 방향으로 거론되지만, 정유사 입장에서도 불확실성 큰 석유화학 사업에 적극 투자하기 어렵다”며 “아무리 싸게 인수해도 경쟁력 없으면 부실 떠안을 수밖에 없어 결단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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