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09㎢. 대한민국 최대 간척지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새만금 개발을 주도하는 새만금개발청은 ‘REal 대한민국, RE100 새만금’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 균형 발전’,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할 최적지가 바로 새만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교통 인프라와, 스마트 수변도시까지 함께 갖춰 ‘일과 삶이 공존하는’ 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재수립 중인 기본계획에 재생에너지 허브 조성, RE100 특화 산업단지 추진,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준공 등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방안을 담아 개발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예정이다. 기본계획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발표한다.
김의겸 청장은 “내년까지 구체적 투자 목표를 정하진 않았지만 매립이 완료된 1산단의 1·2·5·6공구 외 지역도 2028년까지 매립 조성을 끝내 속도감 있게 유치에 나설 것”이라며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RE100 산단에 지정되고, 첨단산업을 유치해 새만금을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12일 전라북도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 소재 수상태양광 발전 업체 피앤디솔라 사업장에 도착하자 수상에 끝없이 띄워진 태양광 패널을 만날 수 있었다. 수상태양광은 이름 그대로 물 위에 태양광 패널을 띄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인데, 냉각 효과가 있어 전력생산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앤디솔라에서는 4인 가족 기준 74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매년 생산한다.
새만금 산단 내에는 이차전지 사업을 하는 업체들도 자리해 있다. 이날 리튬인산철(LFP), 전고체, 리튬메탈 등 차세대 전지 재활용 기술 특허를 확보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업 성일하이텍을 방문해 설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재경 성일하이텍 부사장은 “성일하이텍은 이차전지 재자원화를 선도하는 업체로, 중국 제외 세계 1위 수준”이라며 “단일공장 규모로는 중국업체를 포함해도 탑5 안에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산단이) 이차전지 특화단지이기도 하고, 항만이나 임대료 등 입지적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새만금개발청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을 유치해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한 6기가와트(GW)에서 대폭 확대해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생산해 새만금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새정부 핵심과제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HVDC) 사업과 연계한 수상태양광 1ㆍ2단계 사업을 2030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새만금은 기업 투자와 도시 활성화를 뒷받침할 육해공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망(고속도로ㆍ공항ㆍ항만) 구축도 추진 중이다.
특히 총연장 20.76㎞에 달하는 지역 간 연결도로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을 준비 중이다.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공사 현장은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도로 아스팔트는 대부분 깔린 상태로, 전체 구간 평균 공정률이 지난달 말 95.6%에 달할 정도로 공사가 순항 중이었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55.1㎞ 왕복 4차로로, 사업비 2조4207억 원이 투입됐다. 이날 공사 현장에서는 호남고속도로와 교차하는 전북 완주군 이서 분기점 공사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고속도로가 육상 물류의 핵심이라면 하늘길을 열기 위해선 새만금 신공항을 구축한다. 이는 2500m 활주로와 여객ㆍ화물터미널 등을 갖춘 중형급 국제공항이다. 다만 신공항은 11일 법원이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취소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주며 현재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바닷길을 책임질 새만금 신항만은 2026년 말 크루즈항 겸용 1선 석이 포함된 2선 석(5만 톤급) 규모로 우선 개항하는 게 목표다. 이후 2030년 6선 석, 2040년 9선 석 등으로 단계 확충을 추진한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첫 도시인 ‘스마트 수변도시’를 통해 일과 삶이 공존하는 도시로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수변도시는 총면적 6.25㎢, 계획인구 2만 명 규모로 2023년 6월 전체 매립을 완료하고 현재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 조성 공사 중이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주거ㆍ상업ㆍ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생활권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말에는 단독주택 용지와 근린생활용지 일부를 우선 분양할 계획이다.
수변도시 부동산이 흥행할 수 있도록 상품성을 갖춘 주변시설과 주거시설도 공급한다. 특히 제주도처럼 국제학교를 설립해 외부 인구를 끌어들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권인택 새만금개발공사 투자사업처장은 “현실적으로 이곳에 아파트를 먼저 지어봐야 미분양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새만금에 들어와 있는 이차전지 기업 중 중국 합작 법인이 많아 국제학교 수요가 있을 것이고 내국인 수요로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