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수출 사상 최대⋯처음으로 한국도 웃돌아
AI 붐에 TSMC, 엔비디아ㆍ애플 칩 집중 생산

대만이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연합뉴스는 정부와 대만 통계당국인 주계총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7430달러(약 5218만 원)로, 대만의 3만8066달러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은 2003년 1만5211달러로 대만(1만4041달러)을 제친 후 22년 만에 역전당하게 된다.
상반기만 해도 대만이 내년부터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대만의 고속 성장과 한국의 부진이 겹치면서 그 시점이 한 해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점쳐지게 된 것이다. 양국의 1인당 GDP는 2018년 1만 달러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급속히 격차가 축소됐다.
특히 올해 대만 경제는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등의 최신 칩들을 대거 생산하고 있다.
실제 대만의 8월 수출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급증한 584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새로 썼다. 또 월간 기준으로 한국 수출액 584억 달러도 사상 처음으로 웃돌았다.
대만증시 자취안지수(TAIEX)도 12일 전장보다 1.03% 오른 2만5474.64로 마감, 최고치 경신 랠리를 5거래일째 이어갔다.
2분기 대만의 실질 GDP는 작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해 2021년 2분기(8.28%)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해 대만 주계총서는 지난달 15일 올해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10%에서 4.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2.81%로 제시했다.

반면 한국은 2분기 실질 GDP가 작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올해와 내년 실질 GDP 성장률이 각각 0.9%, 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올해 잠재성장률(1.9%)을 계속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1인당 GDP 4만 달러 선도 대만이 한국보다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계총서는 내년 1인당 GDP가 4만1019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 4만 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한국은 1인당 GDP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 유력하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테크 기업들의 위상과 역할이 급격히 위축되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대만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